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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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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사퇴, 이재명·이준석에 ‘불똥’ 튀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13 21:30
공천장 수여식 참석한 김기현-이준석

▲지난 2022년 5월 6일 당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6·1 지방선거 공동선대위원장.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에서 친윤 실세인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김기현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는 등 ‘쇄신 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사실상 ‘분당’을 앞둔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나 여권 쇄신을 촉구하며 신당 창당 의지를 피력해온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등에도 더 강한 설득력이 요구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당 대표 선출 9개월 만인 1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오늘부로 국민의힘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우리 당이 지금 처한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당 대표인 나의 몫이며, 그에 따른 어떤 비판도 오롯이 나의 몫"이라며 "더 이상 나의 거취 문제로 당이 분열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어 "우리 당 구성원 모두가 통합과 포용의 마음으로 자중자애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힘을 더 모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대표 사퇴로 당분간 윤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김 대표는 특히 대표직 사퇴 선언 전 이준석 전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대표직 사퇴글 이후 별도의 글을 올려 "오늘 오전 이 전 대표와 만나 신당 창당에 관여한 당내 여러 우려 사항을 전달했다"며 "내가 이준석 신당에 참여하는 것 아니냐는 낭설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이다. 오히려 나는 신당 창당을 만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기현은 단 한 번도 우리 당을 탈당해본 적이 없는 골수 뿌리 당원"이라며 "우리 당이 분열돼선 안 되고 신당에 참여할 생각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김 대표가 대표직 사퇴 직전까지 이 전 대표를 설득하고 여권 내 인적 쇄신 시계도 빨라지면서 이 전 대 신당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 명분으로 여당 변화와 혁신을 내세워 왔는데, 장제원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지 하루 만에 김 대표까지 물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사실당 신당 의지를 굳힌 이 전 대표도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가 혁신’이라며 최근 변화를 평가절하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한 시사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오전 김 대표와 비공개 회동에서 나눈 대화를 언급하며 "전투에 졌는데 지휘관은 지금 멀쩡하게 네덜란드에 있고 그 밑에 분단장 정도를 원흉으로 몰고 있는 것"이라고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당 쇄신에 성공할 경우 이반한 기존 지지층 마음이 돌아올 수 있다는 점도 ‘이준석 신당’ 입지를 좁힐 수 있는 요인이다.

특히 이 전 대표의 보수 성향 신당이 국민의힘 지지층이 두꺼운 TK(대구·경북) 지역 민심을 잡지 못하면 유의미한 의석 확보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 전 대표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만큼, 신당의 성공률은 민주당 혁신과도 연동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에서는 이날까지 국회의장 출신인 6선 박병석 의원과 4선 우상호 의원, 초선으로 소방관 출신 오영환 의원과 교사 출신 강민정 의원에 더해 홍성국·이탄희 의원까지 총 6명이 불출마 선언을 했다.

그러나 주류 친명(친이재명) 인사 중에선 불출마 결단을 내린 사례가 없어 국민의힘 기류와는 크게 대비되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 모임 ‘원칙과 상식’ 소속인 중진 이원욱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못하다. 장제원 의원도 하는데 이재명 대표는 왜 못하나. 친명 인사들은 왜 안 하나"라며 "선도적 결단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비명계는 특히 이 대표가 당 텃밭인 인천 계양을에 재출마할 가능성에 ‘방탄 출마’가 아니라는 걸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험지 출마론’을 거듭 제기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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