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도액이 매수액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올해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중국 주식을 매도하면서 해외 주식 매도액이 매수액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주식 결제 금액이 순매도를 기록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집계된 올해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도 결제액은 1370억4700만달러로 매수 결제액 1359억7000만달러보다 많았다.
매수보다 매도가 10억7700만달러 많은 것으로 해외 주식 결제 금액이 순매도를 기록한 것은 최근 10년 내 처음이다.
최근 10년간 해외주식 순매수 금액은 지난 2014년 3억5400만달러를 시작으로 2017년 14억4800만 달러를 기록하며 10억달러를 넘어섰고 2020년에는 197억4400만달러로 급증했다. 지난해 순매수액 역시 118억9000만달러로 100억달러를 넘어섰지만 올해는 매도 우위를 보이며 역전된 것이다.
해외 주식 결제액이 순매도로 돌아선 데는 미국과 중국, 홍콩 주식의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주식의 매도액은 1302억6800만달러로 매수액 1288만3600만달러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과 홍콩 주식도 각각 5100만달러, 1억3000만달러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과 유로 시장 주식은 각각 6억4800만달러, 1억7100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올해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순매수액 기준)은 상장지수펀드(ETF)가 차지했다.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해외 주식은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 국채 3배 ETF’으로 순매수 규모는 총 11억1412만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20년 이상 장기 국채를 3배로 추종하는 ETF로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이어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 국채 일본 엔화 헤지 ETF’가 순매수 규모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 엔화로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순매수 결제액은 4억3620만달러로 집계됐다.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지난 2주 동안 2970만달러의 순매수액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매도 우위로 돌아섰지만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내년에 금리를 세 차례에 걸쳐 인하할 것으로 시사한 만큼 매수세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에서는 시장 참여자들이 원했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시사, 내년 금리 인하횟수 확대 전망, 연착륙 기대 등을 모두 다 보여줬던 이벤트"라며 "내년 3월 FOMC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글로벌 증시는 2분기부터 상승추세 재개가 가능하고 코스피 상단은 3000p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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