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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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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환율 오를 줄 알았는데"…연준 피벗에 헤지펀드 ‘울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17 12:18
엔화

▲엔/달러 환율(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 엔화가 앞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베팅한 헤지펀드들이 울상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내년 금리 인하를 예고하자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다. 다만 이번 주 예정된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에 따라 엔화 환율 흐름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17일 블룸버그통신이 인용한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헤지펀드들의 엔화에 대한 주간 순 숏 포지션(엔화 매도) 계약이 6만 581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28일까지 집계된 규모인 6만 5611건을 웃돌며 2022년 4월 이후 최대치다. 헤지펀드들이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앞으로 더 오를 것이란 전망에 베팅을 늘린 것이다.

그러나 지난 13일 FOMC 정례회의를 마친 연준은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한 데 이어 연준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를 통해 내년 0.7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향후 관건은) 언제부터 정책 제약의 규모를 되돌리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이라고 언급해 피벗(정책 전환) 기대를 키우기도 했다.

이같은 소식이 나오자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급락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기준, 지난 11일 달러당 최대 146.59엔까지 올랐던 엔/달러 환율은 12월 FOMC 결과 이후 급락해 142.16로 지난 주 거래를 마감했다. 블룸버그는 엔화가 이달에만 4% 넘게 올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엔화 숏 포지션을 늘려왔던 헤지펀드들에 손실이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피벗을 시사하자 헤지펀드들이 또 다시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일본은행이 오는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매파적인 결과가 없을 경우 엔화 환율 흐름이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7일 "연말부터 통화정책 운용이 한층 어려워질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전환될 것이란 관측이 급부상했다.

그러나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기무라 타로 애널리스트는 "몇몇 투자자들은 일본은행 관계자들이 최근 금융완화정책을 엑시트하는 시나리오를 두고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면서 "이는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메시지는 아마도 내년 7월에 예상되는 원활한 정책 전환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긴 절차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또한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이달 폐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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