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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車보험료 인하 택하지만…수익성 악화 예상에 ‘곤혹’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18 16:33

삼성.현대.DB.KB 등 내년 차보험료 3% 인하 전망



손해율 높아져 수익성 악화 예상



"회사부담 큰데 반해 소비자 체감상 할인 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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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 개 보험사는 내년 자동차 보험료 인하를 검토 중이다.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독려 영향 등으로 내년 자동차보험료를 최대 3% 내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선 절감액 부담과 손해율 인상 등 보험사 수익성 악화 요소에 대한 우려가 따르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 개 보험사는 내년 자동차 보험료 인하를 검토 중이다.

손보협회도 이날 국민의 경제적 부담 완화 차원에서 업계가 차보험료 인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별로 인하폭이나 시행 시기 등 세부사항은 각 사별 경영 사정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자동차 보험 손해율 개선과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요구 압력이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실 있는 상생금융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업계는 앞서 국민 부담 완화 차원에서 지난해 4월과 지난 2월에도 각각 1.2~1.4%, 2.0%~2.1% 수준으로 차보험료를 인하했다.

다만, 손보사들의 차 보험료 인하는 보험료 원가 상승을 가져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질 것이란 예상이 따른다. 폭설이나 한파, 태풍 등 손해율 증가와 제반 원가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향후 차보험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보험료가 낮아지면 일반적으로 손해율이 오르게 되며 환경적인 요인으로 손해율이 이보다 더 오르게 되면 수익성악화는 불가피하다. 사실상 내릴 수 있는데 까지 내린 것"이라며 "보험료를 내리는 것은 꾸준히 내려왔지만 올리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는 3%라는 인하율을 검토하면서도 고객입장에서 크게 체감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다수 국민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은 반대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료 모두 부담하는 소비자의 경우 실질적인 혜택이 크지 않을 수 있다.

보험료가 3% 인하될 경우 납부액이 100만원이라도 연 3만원, 월 2500원 할인되는 수준이다. 업계는 통상 1인의 평균 자동차보험료를 70만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어 보험료 절감액은 연 2만1000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2.5%만 일제히 내려도 시장 점유율이 높은 일부 보험사들이 5000억원에 이르는 절감액을 부담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소비자는 월 2000원도 안되는 할인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료는 내년 평균 1.5% 상승할 전망으로 3세대의 경우 전년보다 18%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정비업계의 ‘정비수가’ 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보험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정비업계와 손보업계로 구성된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는 내년 자동차보험 정비수가 인상을 논의 중이다. 정비수가 인상 시 손보사들의 자동차 보험비용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아울러 손보사들은 내년 1월부터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에서 차보험을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가 구축됨에 따라 환경상 변화도 앞두고 있다. 소비자가 빅테크를 통해 보험사별로 상품을 한 곳에 놓고 면밀히 따질 수 있게 되면서 중소사들의 가격 경쟁력 강화 등이 예상되자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보험비교추천플랫폼은 내년 1월 19일 출시될 예정으로, 현재 진행 중인 수수료 협상을 마치면 내달 서비스가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자동차보험뿐 아니라 실손보험과 여행자보험도 해당 플랫폼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되며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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