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멥신 CI |
◇ 타이어뱅크, 50억원에 상장사 인수
19일 파멥신에 따르면 회사는 예정됐던 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상자를 기존 에이치피바이오외 1인에서 타이어뱅크 주식회사 외 13인으로 변경했다.
유증에는 타이어뱅크 법인 외에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과 김 회장의 자녀인 승연, 수연 씨도 참여한다.
파멥신의 유진산 대표도 회사에 빌려줬던 대여금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증자에 참여하고 이원섭 연구소장도 일부 함께 할 예정이다.
납입일은 오는 26일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2024년 1월 12일이다. 유증 신주 발행가액은 주당 1244원이다. 처음 유증을 진행하기로 한 지난 10월 27일에 정한 가격이다. 이 가격은 당시 주가 수준에 따른 기준주가와 동일하고 최근 주가보다는 50% 가까이 낮다.
보통 최대주주 변경이 수반되는 증자의 경우 신주 발행 가격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기 마련이지만 이번 유증은 프리미엄 없이 진행한다. 오히려 현 주가대비 실질적으로 할인을 받는 셈이다.
타이어뱅크가 저렴한 가격에 파멥신의 지분을 사들일 수 있는 배경에는 최근 파멥신이 주인 없는 신세가 된 영향이 크다. 파멥신의 유진산 대표는 최근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분과 경영권을 유콘파트너스에 매각하려하다 주가 하락으로 인수대금이 납입되기도 전에 지분을 모두 반대매매당하는 상황을 겪었다. 그 결과 파멥신은 최대주주 없는 신세가 됐다.
추가로 최승한 한창 전 대표와 에이치피바이오를 대상으로 300억원과 50억원의 제3자배정 유증을 진행하려다가 300억원 규모의 유증이 미납으로 철회되기도 했다.
아직 남아있던 50억원 규모 유증 일정이 파행 직전 배정 대상자를 교체하면서 결국 새로운 최대주주로 타이어뱅크가 들어오는 것이다.
◇ 타이어뱅크, 재무구조는 ‘탄탄’·오너리스크는 ‘불안’
타이어뱅크는 지난해 기준 자산이 6167억원에 달하는 비상장 중견기업이다.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자기자본 규모가 4000억원이 넘는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4152억원, 영업이익은 487억원, 당기순이익은 499억원 수준이다. 수년간 흑자가 쌓이면서 이익잉여금은 4207억원에 달한다.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는 475억원이다.
타이어뱅크가 시장에 부각된 이슈로는 금호타이어 인수전 참전과 저가항공사(LCC) 에어프레미아의 인수 등이 있다. 금호타이어 인수전은 실패로 끝났지만 에어프리미아 인수에는 성공하면서 김 회장은 에어프레미아의 회장도 겸직하고 있다.
타이어뱅크는 김 회장이 92.99%, 아내인 조순희 씨 5%, 자녀인 김승연, 김성연 씨가 각각 1% 등을 보유한 가족 기업이다. 이번 파멥신의 유증에 김 회장의 자녀도 참여하면서 향후 우회상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수익 구조가 탄탄해 향후 파멥신을 활용한 우회상장에 나설 경우 재무적인 부분은 심사 통과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
반면 김 회장이 탈세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2심 재판을 진행 중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19년 판매점 명의위장 수법으로 80억원을 탈세한 혐의로 징역 4년에 벌금 100억원을 선고받았다. 현재 김 회장은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법정구속되지 않은 채 2심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타이어뱅크가 제약 사업에 진출하려고 파멥신을 인수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탈세 관련 이슈로 타이어뱅크의 정식 상장이 어렵다 보니 파멥신을 통한 우회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k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