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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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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해진 빚수렁에…새해부터 건전성에 떠는 보험사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06 16:31

보험계약대출 규모, 지난해 10월 71조
대출 연체 규모도 지난해 24.4% 급등

시장금리 하락·당국 제도 개선도 앞둬
“이자 수렁 빠질라…채권 발행도 부담”

보험계약대출이 역대 최대수준을 기록하는 등 새해부터 보험업권의 건전성 관리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보험계약대출이 역대 최대수준을 기록하는 등 새해부터 보험업권의 건전성 관리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 이어지면서 보험계약대출이 역대 최대수준을 기록하는 등 새해부터 보험업권의 건전성 관리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보험사 대출 연체 규모도 불어나면서 부실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채권 발행을 통해 대비에 나선 보험사들도 이자 부담 우려가 커지는 실정이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불황형 대출'로 불리는 보험계약대출 규모가 지난해 10월 기준 71조328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험계약대출은 계약자가 가입한 보험의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받는 대출이다. 은행 대출이 어렵거나 급전이 필요한 보험 계약자가 주로 이용하기에 경기 침체 시 급증하는 특성이 있고,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계약자의 이용 비중이 크다.


보험계약대출은 지난 2022년 말 68조4555억원, 2023년 말 71조 5041억원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2분기 70조2000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작년 3분기 1조원 가까이 불어나 연말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보험계약대출이 이같이 늘어난 것은 경제 불황 등 내수 침체가 지속되며 가계 경제가 극도의 어려움에 처한 까닭으로 분석된다.


차주의 상환여력 약화는 보험사가 내준 대출 규모 뿐 아니라 보험사들이 빌려준 대출에서 발생한 연체 규모도 크게 늘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생명보험사 22곳·손해보험사 17곳)의 대출 연체 규모는 작년 9월 말 기준 1조1746억원으로 전년 동기(9440억원) 대비 24.4% 불어났다. 액수로는 2306억원 증가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메리츠화재가 무려 4190억원대를 기록 중이다. 롯데손해보험과 흥국화재, 삼성생명도 1100억대로 높은 편이다.




보험사들은 채권 발행을 통해 건전성 비율을 방어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쉬운 선택지는 아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채권 발행에 나섰던 보험사들이 이자 비용에 골머리를 앓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채권 만기일과 신용등급에 따라 적게는 4%대 중반부터 시작해 10%대의 이자를 지급한다. 특히 지난해 2조원에 가까운 채권을 발행한 한화생명(1조9000억원)이나 현대해상(1조8000억원), 교보생명(1조3000억원) 등을 비롯한 보험사들의 경우 이자 지급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매우 커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 전체 보험사가 지난해 발행한 후순위채권은 총 8조18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9.5% 급증했다. 그럼에도 올해 역시 금리 하락기와 환율 상승기로 인해 보험사들의 채권 발행은 지속될 전망이다. 국고채 10년물의 시장금리는 2022년 3.367%, 2023년 3.641%, 2024년 3.218%로 3년 넘게 3%대를 가리키고 있다.


한편 업계를 둘러싼 대내·외적인 상황도 좋지 않은 편이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도 커진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보험업계 부동산PF 유의·부실우려 규모는 7000억원이다.


아울러 생보업계의 경우 시장금리 하락과 할인율 현실화 등 규제 강화를 앞두고 있어 건전성 지표가 더욱 암울한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환경은 또 다시 채권 발행으로 이어지면서 향후 대형사부터 소형사까지 규모와 관계 없이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K-ICS, 킥스)비율에 경고등이 켜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상반기 경과조치 적용 후 생보사 킥스 비율은 212.6%로 전년보다 11.7% 하락한 상태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권고한 해지율 모형(원칙 모형)을 적용할 경우 보험사 킥스 비율이 평균 20%P 이상 하락하는 등 재무적 충격까지 예고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업계가 계리적 가정 변경 등 제도개선과 금리 인하기에 따른 보험사 자본감소에 대비해야 하고 이에 따라 하락할 수 있는 킥스 비율을 선제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올해도 채권 발행 움직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이 자본안정책으로 쓰일 수 있지만 이는 일반 회사채보다 금리가 높고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발행 시 더 높은 이자 부담을 져야 하기에 킥스 하락을 막기 위한 빚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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