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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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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늘리는 옵트론텍, CB 리픽싱·단기차입 증가 악순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06 16:01

단기차입금 증가 공시 안 해…공시불이행 제재 받아

부채비율 540%·차입금의존도 47%…유동성 빨간불

옵트론텍 CI

▲옵트론텍 CI

광학 솔루션 기업 옵트론텍이 단기차입금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주가 하락에 전환사채(CB) 전환가액도 하향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에는 단기차입금 확대 과정에서 제때 공시조차 하지 않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옵트론텍은 단기차입금증가결정을 뒤늦게 공시하면서 지난 3일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옵트론텍은 2023년 7월 이사회를 통해 단기차입금 규모를 증가하기로 결정했으나 1년이 지난 이듬해 12월에서야 해당 내용을 공시했다. 옵트론텍은 앞서 지난 2023년 12월에도 단기차입금을 늘리고도 이듬해 11월에 뒤늦게 공시한 바 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공시불이행을 이유로 옵트론텍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 부과벌점은 6점으로 지난해 8월 지정유예된 벌점 2점을 포함해 누계벌점만 8점에 달하지만 거래소는 이에 대해 공시위반제재금 3200만원을 대체 부과했다.


코스닥 시장 공시규정상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부과벌점이 8점 이상인 경우 1일간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최근 1년간 누계벌점이 15점 이상일 경우에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옵트론텍은 제재금을 대체 지급하기로 하면서 거래정지는 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차입금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유동성 위기론이 대두하고 있다.


옵트론텍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47.87%다. 통상적으로 차입금의존도가 30%를 넘으면 위험하다고 판단된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539.16%로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말(491.46%)과 2분기 말(518.74%)보다 확대된 수준이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차입금인 순차입금 규모(연결 기준)도 1000억원을 넘어섰다. 보유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1억원인 데 반해 차입금 총액은 1103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총 자본 대비 차입금 비율은 292%로 나타났다. 차입금 비율은 직전 분기에도 325%를 기록했다.


차입금 비율

▲지난해 4분기 말 연결 기준 옵트론텍의 순차입금 비율은 292%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유동성 리스크 우려는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해 1월 3900원대에 거래되던 옵트론텍 주가는 최근 1700원대에 거래되며 1년 만에 50% 넘게 떨어졌다.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자 옵트론텍은 CB 전환가액을 낮게 조정하고 있다. 옵트론텍은 지난달 31일 시가하락을 이유로 15회차 CB 전환가액을 3959원에서 2772원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전환가능 주식 수는 조정 전 530만4369주에서 757만5757주로 증가했다.


전환가액이 조정되면 향후 채권자가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풋옵션이 행사되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늘어나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주가 하락과 CB 전환가액 조정이 반복되면 결국 유동성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앞서 지난 2023년과 지난해에는 14회차 CB의 전환가액을 4차례 조정한 바 있다. 결국 해당 CB는 지난해 3월 채권자의 풋옵션 행사로 조기 취득했다.


옵트론텍은 휴대폰이나 차량에서 사용되는 카메라 광학부품을 개발 및 생산하는 업체다. 최근 휴대폰 사업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전기자동차 수요 둔화가 예상되면서 실적 성장도 다소 부진한 상황이다. 옵트론텍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459억원, 영업이익은 3억원을, 당기순이익은 2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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