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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ICT 결산] 엇갈린 양대 국민플랫폼…진격의 네이버, 울고있는 카카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28 14:33

네이버, 역대 최대 실적…AI·글로벌 신사업도 '순항'
카카오, 연이은 악재로 수익성도 사업도 '뒷걸음질'
네이버 최수연·카카오 정신아, 女 리더십 대결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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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과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국내 양대 국민플랫폼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엇갈린 표정을 지었다. 매 분기 성장을 거듭한 네이버는 각종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며 신사업에서도 승승장구했지만, 카카오는 창사 이래 최대 사법리스크에 휩싸이며 실적에도 고배를 마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 한해 성적표는 사뭇 달랐다. 네이버는 3분기까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으며 4분기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반면 카카오는 매출은 늘었지만 1000억원대 영업이익에 그치며 수익성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선 연간 영업이익률도 네이버가 15%대인데 반해 카카오는 5%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신사업 성과도 극명하게 갈렸다. 양사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에 대비해 AI 역량을 키우기 위해 주력해 왔다. 네이버는 지난 8월 자체 개발한 국산 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였다. 한국어에 강점이라는 특징을 활용한 관련 서비스를 대거 선보이며 경쟁력을 강화 중이다. 이와 함께 지난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로부터 국가 차원의 디지털 플랫폼 구축 사업을 맡으면서 글로벌 진출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지난달에는 UAE와도 디지털 전환 관련 협력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반면 카카오의 신사업은 멈춰선 상태다. 연내 계획했던 카카오표 AI ‘코GPT(가칭)’의 공개도 내년으로 미뤄졌다. 해외기업 M&A에도 잇달아 차질을 빚었다. 카카오페이의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 인수가 최종 무산된 데 이어 카카오모빌리티가 추진하던 유럽 1위 택시 플랫폼 프리나우 인수에 제동이 걸렸다.

카카오의 부진은 회사 안팎의 위기 때문이다. 경영진들은 지난 10월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으며 내부에서도 시공사 선장 관련 비위 의혹 등이 불거지며 시끄럽다. 카카오는 현재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혼란 수습에 직접 나선 상황이다.

내년부터 양사 모두 40대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이끌게 된다는 점은 주목된다. 현재 네이버는 한성숙 전 대표 이후 두 번째 여성 CEO인 최수연 대표가 이끌고 있으며, 카카오는 정신아 전 카카오벤처 대표를 단독 대표로 내정했다. 정 내정자는 내년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친 후 카카오의 첫 여성 대표로 정식 선임된다.

두 대표 모두 양사 창업자가 직접 CEO로 낙점한 인물로, 회사가 경영상 위기에 봉착했을 때 구원투수로 등판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취임 이후 최 대표가 안정적으로 네이버를 이끄는 가운데, 정 대표가 내년 3월 공식 취임하면 두 대표의 리더십 대결은 불가피하다.

네이버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만큼 최 대표는 AI 사업과 글로벌 시장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다. 정 대표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카카오의 대내외 악재를 수습하고 김 창업자가 발표한 쇄신안의 실행을 도맡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뉴스 사업이 정부와 여당의 압박을 받고 있고,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플랫폼 규제 움직임도 변수가 될 것"이라며 "특히 카카오는 주가조작, 경영진 먹튀, 택시 콜 몰아주기 등 땅에 떨어진 기업 이미지 쇄신과 국민 신뢰 향상이라는 숙제를 먼저 해결해야 멈춰선 성장 동력도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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