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이후 건설주들이 크게 하락하는 등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반면 정작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 태영건설과 태영건설 우선주는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며 주가가 급등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무산 위기가 고조된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동부건설은 장중 7.02% 급락했다가 낙폭을 줄여 2.63% 내린 채 마감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된 지난달 27일부터 동부건설 주가는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신세계건설 역시 지난달 27일부터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가 5일에는 전날 종가와 같은 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두 기업은 최근 회사채 신용등급 또는 등급 전망이 강등된 회사들로, 금융투자업계에서 롯데건설 등과 함께 재무 부담이 있는 건설사로 꼽히고 있다.
비상장사 롯데건설은 주가 하락세와는 무관했지만, 롯데그룹 지주회사인 롯데지주가 최근 일주일간 7.4% 하락했다.
롯데건설과 동부건설 등이 각각 재무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회사 차원의 입장을 내놓았으나 건설주에 대한 투자심리 냉각을 막지 못해 코스피 건설업 지수는 4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였다.
태영건설 사태로 건설주가 휘청거렸음에도 정작 태영건설과 태영건설 우선주는 급등했다.
태영건설이 곧 워크아웃을 신청하리라는 전망이 제기된 지난달 27일 보통주 주가는 19.57% 급락했으나 태영건설이 채권단을 상대로 설명회를 연 이달 3일에는 23.85% 급등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주가 상승률은 28.48%에 달한다.
같은 기간 태영건설 우선주 주가는 더욱 뛰었다. 상승률은 122.26%로, 이달 2일부터 4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주가 급등으로 태영건설 우선주는 오는 8일 하루 동안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또한 오는 8일부터 3거래일간 단기과열 종목으로 지정돼 30분 단위 단일가 매매방식이 적용된다.
기업의 존속 능력이 의심받는 워크아웃 신청이라는 대규모 악재에도 주가가 오히려 오른 것은 주가 변동성이 커진 틈을 노려 시세차익을 챙기려는 ‘단타족’들이 대거 뛰어든 결과로 보인다. 태영건설이 어떻게든 워크아웃 절차가 개시될 것이기 때문에 이를 보고 투자에 나섰던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말 이후 태영건설 한 종목에 대한 개인의 매수·매도 비중은 87∼91%로, 외국인(7∼11%)과 기관(0∼1%)을 압도했다.
다만 태영건설은 현재 워크아웃 무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투자자들이 짊어진 리스크도 상당한 상황이다. 채권단과 대주주 사이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태영건설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수순으로 가게 된다.
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상장법인이 파산이나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면 해당 종목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회생절차 개시 결정 일까지 매매가 정지된다.
이후 회생절차 개시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되거나 개시 결정이 취소되는 등의 경우엔 상장폐지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