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로 폐쇄된 핀란드 유틀란트 고속도로에서 고립된 차량.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새해부터 서유럽은 폭우로 물난리가 났고 북유럽은 25년 만에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쳤다.
현지서는 ‘북극 폭발’의 발생으로 극한 추위가 찾아왔다고 분석했다. 북극 폭발이란 서구권에서 극지방의 찬 공기가 갑작스럽고 매우 강하게 침투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스웨덴 기상연구소에서는 차가운 공기와 함께 고기압 덩어리가 스웨덴 북동부와 핀란드 북부를 덮으면서 한파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극 폭발의 주된 원인은 지구온난화와 엘니뇨가 꼽힌다.
지구온난화와 엘니뇨의 발달은 북극 찬 공기의 남하를 막는 제트 기류 약화로 이어지고 결국 중위도 지역까지 북극의 한파가 몰아치게 된다.
엘니뇨는 태평양 동쪽 적도 인근 바다의 표층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지구온난화와 엘니뇨의 결합으로 전 세계의 대기와 해수의 흐름이 변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이례적 기상현상이 빈발하고 있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서유럽 지역에서 발생한 기록적 폭우에 대해서 기상과학자들은 "올해 더욱 강해지는 엘니뇨 현상으로 연초부터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8일 외신 등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지난 한 주 동안 쏟아진 폭우로 1000채 넘는 집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
영국 각지에서 기차 운행이 멈췄으며 런던에서는 지난 4일 길이 물에 잠겨 최소 50여명이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템스강 템플 부두에서는 보트 여러 대가 물에 잠겼다.
지난해 연말 이미 홍수로 큰 피해를 입었던 프랑스의 북부 마을은 피해를 복구할 새도 없이 새해부터 다시 물에 잠겼다.
가장 피해가 큰 북부 파드칼레 지역에서는 최소 2만 가구가 홍수 피해를 입었으며 지역 소방 당국에는 일주일 새 700여건의 구조 신고가 접수됐다.
지난 5일 기준 비가 잠시 잦아든 상황이지만 당국은 앞으로 북부 해안을 따라 비가 더 내리면서 하천의 수위를 더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천 범람 우려로 인해 파드칼레 당국은 오는 8일 연휴를 끝내고 개교 예정이었던 학교 13곳에 휴교령을 내렸다고 독일 DPA 통신이 이날 전했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이날 프랑스 라디오 방송에서 최근의 반복적인 홍수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있다면서 "이제 매년 여름에는 화재가, 겨울에는 홍수가 더 많이 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독일 동부 작센안할트주에서는 폭우로 훼손된 댐의 제방을 고치기 위해 군대까지 동원됐다.
이 지역에서는 일주일 넘게 이어진 폭우로 인해 댐이 일부 범람해 마을과 농지가 잠기는 일이 벌어졌다.
북유럽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주요 도로가 얼어붙고 수천가구가 정전을 겪는 등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핀란드 에논테키오 지역의 지난 4일 기온은 영하 43.1도까지 떨어졌고 스웨덴은 영하 38도까지 떨어졌다.
노르웨이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5일 노르웨이 북부 카우토카이노 지역의 기온은 영하 43.5도로, 25년 만에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스웨덴 북부는 이보다 더 추워 이날 영하 43.8도까지 내려갔다.
이는 1999년 이래 가장 추운 1월 날씨다.
폭설로 도로가 폐쇄돼 차 안에서 고립된 운전자도 속출했다.
북유럽 국가들은 지난주 내내 불어닥친 한파로 주요 도로가 결빙으로 폐쇄되고 교통이 마비되는 등 고통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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