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1년 간 부진을 면치 못하는 LG그룹주를 사들이고 있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개인투자자들이 1년 간 부진을 면치 못하는 LG그룹주를 사들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LG그룹 주요 상장계열사들은 올해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경기 침체 등으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뚜렷한 반등 전환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그룹주 가운데 시가총액이 가장 큰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년 간 10.56% 하락했다. 이 기간 개인은 7008억원어치의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666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한 달간 155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주가는 한 달 새 3.60% 하락했다.
LG생활건강은 1년 새 56.98%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개인은 LG생활건강 주식 6095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3640억원을 순매도했다. LG화학 주가도 지난 1년 간 23.16% 하락했다. 이 기간 개인은 1조9659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2조2634억원을 순매도했다.
LG이노텍은 1년 간 18.01% 하락했다. 이 기간 개인은 985억원을 사들였고, 외국인은 110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 밖에 지난 1년 새 LG이노텍과 LG전자, LG, LG디스플레이도 2.42%, 2.57%, 5.58%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폭(9.29%)을 밑도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LG그룹주에 대해 단기 실적 성장과 주가 반등은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LG그룹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실적과 주가가 시장 추정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투심을 위축시키는 이유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성장률은 올해 대비 2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메탈 값을 반영한 올해 평균 판매가격 하락률이 10% 초반일 것으로 추정돼 매출액 성장률은 부진할 것"이라면서 "올해 실적은 시장 예상보다 더 부진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단기간 내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관측했다.
LG화학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급둔화로 양극재 판가가 떨어졌다. 이는 올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마진율 개선이 힘든 상태다. LG생활건강은 중국 경기 침체와 화장품 경쟁력 저하로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었단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증권은 이날 LG생활건강이 작년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78억원 발생, 전년동기대비 적자로 돌아섰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생활용품과 음료는 탄탄한 브랜드력으로 안정적 성장 이어질 것이나 화장품의 경우 성장을 위한 투자로 변동성 지속될 것"이라면서 "올해는 그 투자에 따른 수익성 하락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LG그룹주는 금리 인하 등 대외 여건이 바뀐다면 민감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G그룹 계열사의 현재 주가는 하반기 실적 둔화 우려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며 "오히려 실적 눈높이가 낮은 현 상황에서 2분기 이후 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투심이 개선될 경우 주가 반등은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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