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첫 금융 정책 카드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꺼내들면서 총선용 ‘표(票)퓰리즘’ 정책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야당 측은 국회와 협의 없는 정부의 즉흥적 정책이라며 비판을 내놓았다. 여당 측은 일반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맞서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자본시장 부양을 위해 세수감면을 들고 나온 것은 시장에 호재일 수 있다. 그러나 금투세 폐지로 인한 시장 영향과 실효성에 대해 전혀 살피지 않고 던진 ‘말’뿐이란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실제 금투세 면제 정책이 투자자들에게 실익이 되지 않는다. 2025년부터 금투세가 부과될 대상은 전체 주식투자자(1400만명)의 1% 미만에 불과하다. 폐지 후 혜택을 볼 수 있는 투자자들도 1% 미만이란 얘기다.
윤 대통령은 2024년 총선이 10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잦은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시장 안팎에서 나오는 ‘총선용 표심 정책’ 이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시점이다.
윤 대통령의 ‘말’은 금투세 폐지 뿐 만이 아니다. 일례로 지난 10일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착수 등의 내용을 담은 주택정책이 나왔다. 이 또한 금투세와 마찬가지로 시장 혼란, 실효성 문제 등이 대두되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준공 30년,재건축 가능한 연한에 도달하면 안전진단 없이 사업을 착수 할 수 있다. 안전진단이 없어진 게 아니다. 사업시행인가 전까지 안전진단을 통과해야만 한다. 단순한 시기 조정이다.
다만 이 또한 금투세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발표한 정책의 방향일 뿐, 당장 가능한 게 아니다. 이를 실제로 시행하려면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도정법) 등 여러 법 개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용적률 완화 정책도 전국이 다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1기 신도시 일부 지역 빼고는 달라진 게 없다.
모든 정책은 국민들이 예측 후 대비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정책 부작용은 시장 상황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세심하게 접근해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폐지’라는 내용이 들어가면 시장의 호재로 받아드리지만, 사실상 바로 시행이 되지 않는 점에서 ‘총선용 정책’이란 비판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2024년의 대한민국 국민은 말 뿐인 정책에 휩쓸러가지 않을 정도의 지식 수준을 갖추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국내 증시의 ‘힘’으로 불릴 정도다. 정부는 ‘민생 정책’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있지만, 실제 국민 부담을 줄여줄 정책 고민은 뒤로 밀린 지 오래란 평가가 우세하다. 세금을 깎아주거나 규제를 확 푸는 총선용, 표(票)퓰리즘 정책보다는 일관성과 신뢰성, 실효성 있는 정책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