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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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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 부재' 비알콜성 지방간염 34조 시장 잡아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1.29 17:18

GIST·KAIST 연구진,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 신약물질 개발



지방간 축적, 간섬유화 동시억제 효능...기존 약물보다 우수



美바이오, FDA 첫 승인 눈앞…한미·동아ST·유한 임상 가세

광주과학기술원

▲안진희 광주과학기술원(GIST) 화학과 교수(앞줄 왼쪽)와 김하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앞줄 오른쪽). 사진=GIST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표적항암제, 비만치료제와 함께 제약바이오업계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또는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치료제 개발에 우리 기업과 학계가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화학과 안진희 교수 연구팀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김하일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음주가 아닌 대사 이상으로 발생하는 지방간 축적과 간 섬유화를 동시에 억제하는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NAFLD)’ 치료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물질은 세로토닌 수용체 단백질(5HT2A)을 억제함으로써 간 내 지방 축적과 간 섬유화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 작용기전을 갖는 신규 화합물로, 동물시험을 통해 간 지방증과 간 섬유화를 동시에 50~70%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물질은 혈액-뇌 장벽 투과도가 최소화되도록 설계돼 뇌에 영향을 주지 않아 우울증, 자살 충동 등 중추신경계(CNS) 부작용이 적을 뿐 아니라, 임상 3상 단계의 경쟁 약물과 비교한 결과, 간 섬유화 개선 효능이 월등히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진희 교수는 자신의 창업기업인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에서 동물시험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한데 이어, 현재 호주에서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 연구는 지난 4~6일 미국 유타에서 개최된 ‘NASH 치료제 전문 콘퍼런스(NASH-TAG Conference 2024)’에서 우수 초록으로 선정된데 이어, 지난 20일 국제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안진희 교수는 "이 신약 후보물질은 안전성이 높으면서 간 지방축적을 억제하는 예방효과 뿐만 아니라 간 섬유화에도 직접적인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다른 경쟁 약물과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김하일 KAIST 교수는 "현재까지 이 질환은 체중조절 외에 치료방법이 없고, 비만이 없는 환자의 경우 치료제 개발도 시도된 적이 없었다"며 "이번 연구를 계기로 체중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포함한 다양한 대사질환 치료기술의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NAFLD)은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을 포함해 지방간부터 지방간염, 간섬유화,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되는 만성질환으로, 유병률이 20~30%에 이를 정도로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환이지만 현재까지 제품화된 치료제가 전혀 없다.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은 최근 국제 학계에서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으로 명칭이 변경됐으며, 비만, 당뇨와 같은 대사 과정의 이상으로 발병한다. 업계에 따르면 MASH 환자는 전 세계 4억명, 치료제가 출시될 경우 2026년 시장규모는 약 3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 중 지방간염 단계에 초점을 맞춘 치료제 개발이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 바이오벤처 마드리갈파마슈티컬스는 오는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MASH 치료제 ‘레스메티롬’의 승인 여부를 통보받을 예정이다. 이 치료제가 승인 받으면 세계 최초 MASH 치료제 승인이 된다.

한미약품은 MASH 치료제 ‘HM15211’과 ‘HM12525A’에 대해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고, 동아에스티는 MASH 치료제 ‘DA-1241’의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은 ‘YH25724’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는 비만 치료제의 경우 이미 상용화된 제품이 있지만 비알콜성 지방간염 및 지방간 질환 치료제는 아직 상용화된 제품이 없는 만큼, 우리나라가 차별화된 효능을 기반으로 세계 선도 개발국에 올라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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