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소수 정당들이 국회에 진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였던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결국 각종 논란만 남긴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국민의힘이 비례대표 확보용 정당인 위성정당 당명까지 내놓으며 위협하는데다, 제도 도입에 앞장섰던 민주당까지 강성 당원들 손에 결정을 맡겼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국민의힘 위성정당은 31일 온라인으로 열린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명칭을 '국민의미래'로 정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4·10 총선에 적용될 비례대표 배분 방식으로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정당별로 의석수를 나누는 병립형 비례제를 주장하며, 현행 준연동형이 유지될 경우 위성정당을 창당키로 한 바 있다.
국민의미래는 전국 5개 이상 시·도당 창당 대회를 연 뒤 중앙당 창당 대회를 거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정당으로 등록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은 당내 이견으로 비례대표제에 대한 당론을 정하지 못하면서, 결국 전당원 투표를 실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당 측은 이를 위한 실무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선 지난 대선에서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방지하는 연동형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약속한 만큼 이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현행 제도에서 여당도 위성정당을 만들면 총선에 불리하기 때문에 병립형으로 회귀하자는 주장이 맞서는 상황이다.
이에 정청래 최고위원은 최근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와 병립형 회귀를 놓고 전당원 투표를 치르자는 제안을 내놨다. 정 최고위원은 병립형을 주장하는 입장이다.
문제는 사실상 핵심 정치인들 뜻을 따르는 전당원 투표로 지도부가 이익은 취하되, 책임은 회피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지도부가 결정하고 그 안을 의원총회나 전당원 투표로 추인받는 모습이 좋다"는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다만 당원들에게 물을 선택지는 세 개 이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단순히 병립형으로 회귀하는 안과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외에도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 등 '수정 대안' 역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