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제3지대 개혁신당에 합류할 현역의원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출신이 다수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3지대 정체성이 '중도 진보'로 설정되면서 자당에 미칠 파급력이 적을 것이라는 기대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앞으로 이 제3 지대) 빅텐트는 민주당 중심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의 공천 학살로부터 오는 많은 분들이 여기에 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합류할 의원 규모와 관련해서는 “한 20여 명 정도는 충분히 될 것"이라며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충족할 것이라고 봤다. 개혁신당이 실제 의원 20명을 모아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국고 보조금 지원이 대폭 상향되는 등 이점을 취할 수 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과 관련해서는 “영남권 중심으로 3선 이상의 큰 장수들을 상대 장수하고 붙어서 이길 적소에 배치를 하고 있다"며 “또 숫자도 적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과다 의석수로 인해 이른바 '안전 지역' 경쟁이 치열한 반면, 국민의힘은 안전 의석도 적을 뿐더러 민주당 영남 지역구 등으로의 중진 차출도 이뤄지는 중이라는 것이다.
장예찬 국민의힘 전 청년최고위원 역시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개혁신당에) 이낙연, 이원욱, 금태섭, 조응천, 김종민 다 민주당과 가까운 사람들이 거기 도사리고 있지 않나. (민주당 의원들이) 넘어가는 데 심리적 부담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국민의힘 공천 탈락자들에는 “개혁신당 못 간다"며 “보수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면 거기 갔다가 미래를 도모하는 분이 나올 가능성이 조금은 있었겠지만 이낙연이 이끄는 정당에 몸을 담는다는 것은 앞으로 영원히 보수 정치 안 하겠다는 뜻"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국민의힘 역시 '영남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며 반박에 나섰다.
이 대표는 성 의원과 같은 방송에 뒤이어 나와 “성일종 의원님의 분석이 민주당에 대해서는 옳을 수 있다"면서도 “TK(대구·경북)는 25개 의석 전부 다 국민의힘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재배치 방식으로 물갈이를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영남 가운데서도 부·울·경은 현역 재배치로 이탈을 막을 수 있겠지만, 민주당 의석이 없는 TK에서는 “거의 60%가 넘는 현역 배제 원칙을 가져가야 된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대표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개혁신당 내 민주당 출신 의원들은 국민의힘 출신 '배 이상'에 육박하게 된다.
현재 개혁신당 의석 4석 모두 민주당 출신이고, 민주당에서 20석이 추가 합류한다면 민주당계는 총 24석이 된다. 반면 TK 공천 배제 의원이 실제 60%에 달하고 이들이 대부분 개혁신당으로 옮기더라도 그 수는 10여석가량에 그친다.
여기에 민주당계와의 합당 뒤 개혁신당 보수 지지층이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는 관측까지 고려할 경우, TK 의원들이 개혁신당 간판을 택할 가능성은 더욱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도 자신을 향한 대구 출마설과 관련해 “합당 이후에 대구의 선거 지형이라든지 이런 것이 어떻게 변하는지도 저희가 살펴봐야 되는 것"이라고 거리를 뒀다.
이 대표는 다만 의석수와 무관하게 개혁신당 내 보수 계열 지분이 상당할 것이라고 자신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기존 보수 성향 지지층 '비토 대상'으로 떠오른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과 관련해 “개혁신당 당원과 지지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서는 결국 내가 생각이 과거에 비해서 무엇이 바뀌었는지, 이준석이 욕했던 사람도 많고 그런데 왜 내가 합류를 결심하게 됐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본인들이 밝혀야 되는 것"이라며 “그 절차를 하지 않고 단순히 그냥 당적만 가졌다고 해서 당원들의 마음과 표를 받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자신의 입장에는 “바른미래당이라는 과정을 겪으면서 비슷한 상황을 겪어봤지만 유승민과 이준석이라는 사람이 보수적 성향을 가진 정치인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며 “이런 제3지대의 시도를 통해서 개인의 정치적 자산이 크게 변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합당 선언 뒤 탈당 당원 수와 관련해서는 “공개하면 적으면 적다고, 많으면 많다고 또 당원들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수치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