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이어진 새내기주 돌풍이 멈췄다. 최근 상장한 케이웨더와 코셈, 이에이트가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 달성에 연이어 실패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는 27일 상장을 앞둔 올해 첫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에이피알로 옮겨갈 전망이다.
코셈·이에이트…상장일 차익 실현에 따따블 달성 못해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코셈은 공모가(1만6000원) 대비 59.69% 오른 2만5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직후 190% 오른 4만640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따따블 달성에는 실패했다.
코셈은 주사전자현미경(SEM) 전문기업으로 지난 13일과 14일 양일간 진행된 일반청약에서 경쟁률 2518.4대 1을 기록하며 3조원 넘는 증거금을 모은 바 있다. 앞서 올해 1호 따따블 상장사인 우진엔텍이 일반청약 당시 27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터라 코셈의 따따블 가능성도 높게 점쳐졌지만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상승)'에도 미치지 못했다.
함께 상장한 이에이트는 공모가(2만원)보다 13% 오른 2만2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하고 일반청약에서 1조원이 넘는 증거금이 몰리는 등 흥행에 성공했지만 청약 열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상장 이튿날 하락하는 사례도 나왔다.
지난 22일 상장한 날씨 빅데이터 플랫폼 케이웨더는 상장 첫 날 장 초반 공모가(7000원) 대비 200% 넘게 올라 따블을 달성하기도 했으나 상장 이튿날 27.59% 하락한 1만20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케이웨더는 이달 초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7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한 뒤 일반청약에서 198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70억원의 청약금이 몰렸다.
설 연휴 직후 이어진 공모주 슈퍼위크 기업들이 상장 결과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면서 뜨거웠던 공모주 열풍이 다소 잠잠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우진엔텍과 현대힘스 등이 올 초 따따블을 기록한 이후 공모주 시장이 과열돼 있었기 때문에 우려도 제기되고 있던 상황"이라며 “공모주는 오래 갖고 있으면 손해본다는 인식이 생겨서 상장 당일 매도한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이피알은 다르다?…동종 기업 대비 가격 매력 높아
다만 이달 상장한 새내기주들이 모두 코스닥 상장사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오는 27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예정인 에이피알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높다.
뷰티 테크 기업인 에이피알은 올해 첫 코스피 상장사다. 홈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와 화장품 브랜드 '에이프릴', 패션 브랜드 '널디' 등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특히 '김희선 미용기기'로 유명한 뷰티 디바이스가 인기를 얻으면서 입소문을 탔다.
에이피알의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은 3718억원, 영업이익은 698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7.9%, 277.6%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희망 밴드(14만7000~20만원)을 초과한 25만원에 공모가를 확정했으며 예상 시가총액은 1조8961억원에 달한다.
올해 첫 약 2조원 대어급 신규 상장사라는 상징성에 일반청약에서도 111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증거금 규모는 약 14조원으로 집계됐다. 대표주관사였던 신한투자증권은 에이피알 청약 이후 신규 계좌를 개설한 고객이 30만명이 늘어났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의 실적 추정치 기준 올해 예상 PER은 공모가 하단 기준 10배, 상단 기준 13배로 미용기기와 화장품 동종 기업 평균 PER이 10배 중후반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가격 매력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세대 디바이스인 부스터 프로의 본격적인 글로벌 판매를 고려했을 때 올해도 에이피알은 양호한 매출 흐름을 이어갈 전망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면서도 “다만 상장 당일의 유통 물량(37%)과 2개월 내 보호예수가 풀리는 물량(23.2%)을 고려했을 때 상장 후 단기 주가 변동성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