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반도체 불황 탓에 삼성전자 실적이 대폭 감소했지만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R&D에 28조3397억원을 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3.7% 늘린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매출액 중 R&D 비용은 10.9%로 전년 8.2%보다 2.7%p 올라 처음으로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시설 투자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 첨단 공정 증설·전환과 인프라를 중심으로 53조1139억원이 집행됐다. 역대 최대였던 2022년 대비 6억원 늘어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체 임직원은 전년 대비 3400명 늘어 총 12만4804명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업황 위축 탓에 재고 자산은 늘었다. 그러나 규모 자체는 소폭 줄었다. 작년 말 기준 삼성전자의 재고자산 총계는 51조6259억원으로 2022년 말 52조1878억원보다 1.1% 감소했다.
반도체 사업 담당하는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 재고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위축 영향을 받아 전년 대비 6.7% 증가한 30조9988억원어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전·모바일 사업 담당하는 디바이스 경험(DX) 부문 재고 자산은 전년 말보다 6.8% 감소한 18조8204억원으로 집계됐다. 디스플레이 부문(SDC) 재고는 46.8% 줄어든 1조1523억원으로 감소 폭이 컸다. 차량용 전기·전자 장비 부문인 하만도 12% 줄어든 1조849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체 자산 중 재고 비율은 작년 말 기준 11.3%로 전년 11.6% 대비 0.3%포인트 줄었다.
재고 자산 회전율은 2022년 말 4.1회에서 작년 말 3.5회로 낮아졌다. 이는 매출 원가를 재고 자산으로 나눈 수치로, 기업이 보유한 재고 자산 판매 속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 자산이 빠르게 매출로 이어진다는 의미를 지닌다.
DX 부문 가동률은 TV·모니터 등 영상 기기가 전년과 비슷한 74.9%,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는 전년(69%)보다 낮은 66.7%로 나타났다. 수요 부진 국면에서 가동률 조절로 재고 효율화를 의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TV가 30.1%로 전년보다 0.4%p 올랐으나, 21.7%였던 스마트폰은 2%p 낮아졌다. D램 점유율은 43.1%에서 42.2%로 소폭 줄었고,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패널은 56.7%에서 50.7%로, 디지털 콕핏은 17.9%에서 16.5%로 각각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5대 매출처는 △애플△베스트바이 △도이치텔레콤 △퀄컴 △버라이즌이었고, 이들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15%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