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둔 아난티와 소액주주 간 충돌이 예상된다. 지난해 27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에도 무배당 원칙을 고수할 경우 주주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수 있어서다.
지난해 대규모 영업흑자 성공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작년 아난티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972억9664만원, 2670억4773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액은 175.80%, 영업이익은 131.77%가 증가한 수치다.
아난티의 실적은 매년 상승세다. 아난티의 2020년 매출액은 1141억원, 영업적자 -317억원에서 2021년에는 매출 2198억원, 영업익 597억원, 2022년은 매출 3253억원, 영업익 1152억원으로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에 대해 “빌라쥬 드 아난티의 분양매출 인식으로 상장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분석된다"며 “2023년 내 빌라쥬 드 아난티의 분양 달성률은 90%를 목표로 하고 있어 나머지 10%는 2024년에 인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의 경우 작년과 엇비슷한 실적은 어렵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는 업황 부진에 따른 감소세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연구원은 “플랫폼을 개발한 후 분양하는 것이 매출액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분양 매물이 전년대비 부족하면 실적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24년에 계획중인 분양 매출로는 아난티 남해 5%(전체 2907구좌), 빌라쥬드아난티 10%(전체 4,794구좌), 아난티 클럽 제주 33%(전체 884구좌)가 있다"며 “이중 빌라쥬 드 아난티 10% 물량만 인식된다고 가정할 경우, 약 945억원의 매출 인식이 가능하나 2023년 대비 인식될 물량은 적다"고 설명했다.
아난티는 이중명 회장이 세운 에머슨퍼시픽이 모태다. 복합 리조트 사업을 하면서 사명을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했다. 현재 아난티남해 리조트와 아난티코드PH 리조트, 아난티코브(아난티 힐튼부산 호텔 & 아난티코브PH 리조트), 아난티앳강남 호텔, 아난티클럽 제주, 빌라쥬드아난티 등을 운영중이다.
이익 개선에도 주주 환원 정책은 전무
이같은 실적 상승에도 아난티는 199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뒤 한 번도 배당을 시행하지 않아 주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배당 재원인 이익잉여금 규모는 작년 3분기말 기준 1117억6881만원으로 2022년 말(793억3081만원) 대비 40.88%가 증가했다. 회사측은 신규 리조트 개발 등 대규모 투자로 배당을 할 여력이 없었다고 설명해왔다. 아난티는 11월 17일부터 12월 12일까지 자사주 100만주를 총 66억5912만원에 매입해 이를 전부 소각했으나 규모는 이익 대비 터무니없이 적다는 지적을 소액주주연대로부터 받아왔다.
지난 12일 종가 기준 아난티는 6450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말 종가인 6530원 대비 주가가 뒷걸음질 친 거다.
아난티 소액주주들은 주주연대 설립과 관련, △비정상적인 지배구조, 오너 전체 사법리스크 △취약한 경영능력 △주주친화정책 부재를 이유로 들었다. 특히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나선 상황에서 아난티는 이를 위한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꼬집고 있다.
13일 현재 아난티 소액주주연대의 지분율은 6.96%다. 주주연대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측의 자사주매입 소각 등 주가부양 △이사 및 경영진 교체 △주주연대의 이사 및 감사 추천 △회계장부 열람을 요구할 예정이다. 특히 회계장부 열람을 통해 아난티 대주주의 횡령 및 배임 등이 발견될 경우 소송 등에 나설 계획이다.
주주연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미만,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인 기업은 주가 상승 확률이 매우 높지만 아난티는 PBR 0.8%이고 ROE는 무려 23.62%"라며 “현재 주가는 아난티의 가치와 3년 연속 실적과는 정반대며 주가 상승을 위한 필수지표인 ESG경영은 매년 최하위다. 사측의 주가부양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