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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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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서 쥔 의대 교수들 “수준 미달 의사 안돼”, “尹 환자 생명 헤아려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19 21:36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교수연구동.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교수연구동.연합뉴스

의대 증원배분 발표를 하루 앞둔 19일 정부와 의사들 간 '의료 전쟁'이 최고 수위로 치닫는 양상이다.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일로 밝힌 25일을 앞두고 집결하는 가운데, 정부는 여전히 흔들림 없이 의료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자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아무리 어렵고 힘든 것이라 하더라도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끝까지 해내야 한다"며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의료 개혁이 바로 국민을 위한 우리 과업이며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의정 갈등 장기화로 일각에서 '단계적 증원' 내지 '증원 결정 연기'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증원을 늦추면 늦출수록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며 “매년 국민이 의사 눈치 살펴야 한다면, 제대로 된 나라냐"고 일축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브리핑을 통해 '돌아올 수 없는 강', '파국적 결과' 같은 격한 표현으로 반발했다.




의협은 “만일 의대별 정원이 확정 발표된다면 이는 사실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과 동시에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다리마저 끊어 버리는 파국적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세계 최고인 대한민국 의료를 붕괴시키는 국가파괴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의대 교수들 사직서 제출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25일을 사직서 제출일로 정한 가운데, 당시 집단사직을 결정한 의대는 서울대·연세대 등 16곳이었다.


교수들은 제자들의 '희생'을 강조하며 환자 생명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정부에 묻고 있다.


충남대 의대·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교수 373명으로 구성된 비대위는 이날 국민과 대통령, 정부 당국자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통해 “현 사태로 불편과 불안에 떨고 있을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이번 사태로 전공의들의 저임금과 중노동으로 대형병원의 적자를 메꿔온 'K-의료'의 민낯이 드러났다"면서 “정부의 무모한 의대 증원은 부실한 의과대학을 양산하고, 수준 미달의 의사를 배출할 것이며, 의료 민영화의 길을 열어 의료 디스토피아를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정부가 의대 증원의 목적이라고 주장하는 필수의료와 지방 살리기는 의사 증원이 아닌 효율적 배분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 역시 이날 '윤석열 대통령께 드리는 호소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대통령은 위기에 빠진 필수·지역의료를 위해 2000명 증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지만, 이대로 가면 필수·지역의료는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이 환자들 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대통령이 물꼬를 터 달라"며 “하루를 버티기 힘든 응급·중증환자를 헤아려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위한 결단을 내려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교수들을 향해 “무책임하게 환자를 버리고 떠난 제자들의 잘못된 행동에 동조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의료 현장으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것이 의사로서, 스승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고 국민들이 기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국민들의 존경을 받아 온 사회지도층으로서 의대 교수님들이 국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방식으로 뜻을 관철하려 하고 정부의 무릎을 꿇리려 하는 행동에, 국민들은 납득하지 못하고 나아가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20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의대별 정원 배분은 '지역‧소규모' 의대 확충에 초점이 모일 전망이다.


2000명 기준으로는 비수도권 80%(1600명), 수도권 20%(400명) 배분 시나리오가 제시되고 있다. 비수도권의 경우 거점국립대와 입학정원 50명 이하 '미니 의대' 정원이 2배가량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정부는 '양적' 의료개혁인 의대 정원 확대 외에도 '질적' 개혁에 초점을 맞춘 필수의료 강화책도 내놓고 있다.


복지부는 이날 '대안적 지불제도'를 도입에 약 2조원을 투입하겠다며 수술이나 응급진료를 위한 의료진 대기 시간도 보상하고, 난도가 높은 중증 소아 분야 수술에 추가 보상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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