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 중인 '2024 스마트 공장·자동화 산업전' 현장을 찾았다.
가장 먼저 이목을 끈 곳은 한화로보틱스 부스였다. 이곳에 전시된 협동 로봇들은 크기에 따라 가격이 2000만~4000만원에 이르고, 3~14kg의 중량물을 들 수 있다. 굴삭기와 마찬가지로 취급하는 물품에 따라 기계팔의 끝부분에 '엔드 이펙터'만 달리 하면 물건 집기 등 각종 작업이 가능하다.
한켠에는 용접기를 단 모델도 있었다. 이 제품은 그룹 계열사인 한화오션은 물론,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에 납품됐다. 작업 환경이 열악하고 임금 수준이 낮아 '용접공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조선소에선 '빛과 소금'과도 같은 존재라는 전언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사장이 진두지휘하는 만큼 한화로보틱스는 식음료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하도록 제품을 설계했다. 소믈리에 로봇은 병에 담긴 와인을 따라줄 수 있다는 것이 한화로보틱스 측 입장이다.
한화로보틱스 관계자는 “업계에 후발 주자로 들어온 당사는 협동 로봇 사업을 국내 최초로 개시했지만 초기에 부침을 겪었다"면서도 “지난해에 분사 과정에서 ㈜한화와 한화호텔앤리조트로부터 투자를 받은 상태로,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올해 예상 수주량과 매출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는 “회사 내부 목표가 있지만 현재는 공개하기 곤란해 양해를 구한다"고 답변했다.
바로 옆에는 포스코DX가 물류 창고에서 쓰이는 장비 2종을 전시해뒀다.
하나는 저상형 무인 운반 차량(AGV)로, 광양 제철소 내 포스코 풀필먼트 센터(PFC)에서 쓰이는 제품이었다. 자재 창고의 기본 지도인 'ACS'와 'HCD'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이동 경로를 지정해주면 최대 1톤의 선반을 들어 운송할 수 있다.
또 무인 지게차는 소재 전문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의 캐나다 공장에 오는 4월 중 납품하는 것으로, 마찬가지로 ACS의 제어를 받는다.
포스코DX 관계자는 “무인 차량을 활용하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고, 작업 효율은 20~30% 가량 제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 CNS는 독점 수입 계약을 맺은 중국 XYZ의 협동 로봇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제품의 크기 등을 3차원으로 학습하도록 하는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고, 어떻게 최적화 해 쌓을 수 있을지를 자가 판단한다. 가격은 1억5000만원 가량이다.
LG CNS 관계자는 “이 제품의 페이 로드는 최대 25kg이고, 무게는 1.2톤"이라며 “고객 참여형 연구·개발(R&D)로 상품을 판매하며 베타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도 만나볼 수 있었다.
이곳은 조종을 통해 움직이는 휴머노이드와 '로봇 개'로 통하는 사족 보행 제품을 현장에 배치했다. 사족 보행 로봇 중 작은 모델은 연구소 등에, 큰 모델은 산업 현장에 납품하는 것으로 대당 7000만원 가량 한다고 한다. 각각 무게는 25kg, 39kg로 페이 로드는 3kg, 12kg이고 통신 방식은 와이파이나 LTE를 채택했다. 운용 시간은 최대 3시간이고 연속 보행 시 각각 2시간, 1시간 30분이다.
현대자동차가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과의 차이점을 묻자 레인보우로보틱스 관계자는 “한 축당 모터가 3개씩 총 12개가 들어가는데 모두 국산화를 이뤄냈다는 점이 당사 제품의 특징"이라고 했다.
전시장을 휘젓고 다니던 로봇 개는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고 사람들을 피해다니기도 했다. 또 계단을 무리 없이 오르내렸고, 바닥에 엎드리는 모습도 보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