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에 테슬라마저 꼬리를 내렸다. 이에 현대자동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계의 전기차 할인폭도 커질지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테슬라코리아는 모델 Y 후륜구동(RWD) 모델의 가격을 200만원 인하했다. 이는 올해 2월에 이어 두 번째 할인이다. 다만 이번 할인은 정부 보조금과 무관한 글로벌 수요 둔화에 대한 대응책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지난해 7월 기존가격 대비 약 2000만원 낮은 '모델 Y RWD'을 출시했다. 이 차량은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을 낮춘 모델로 '비싼 가격'이라는 전기차 진입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상품이다.
LFP 배터리 특성상 주행거리가 짧음에도 불구하고 모델 Y RWD는 5699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 덕분에 지난해 1만3885대 판매됐다. 이는 전기차 모델 가운데 압도적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후 올해 보조금이 개편되면서 테슬라는 보조금 수령 기준인 5500만원에 맞추기 위해 200만원을 인하했고 최근 200만원을 또 인하했다. 이로써 모델 Y RWD의 가격은 5299만원이 됐다.
이러한 테슬라의 가격 공세로 한국 완성차 업계의 긴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미 모델 Y는 5500만원의 가격에도 지난 1분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로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200만원 할인까지 더해진다면 전기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테슬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이에 현대차, 기아 등 한국 완성차업계도 전기차 할인 릴레이에 동참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추가할인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업계는 이미 매월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차량 가격 인하보단 '충전기 설치 연계 프로모션' 등으로 고객을 유치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이번 달부터 거주지에 충전기가 설치돼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코나EV 30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또 기아는 전기차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차량 가격 할인과 충전기 설치 비용을 지원한다. 구체적으로 EV6 300만원, EV9 350만원, 니로 EV 100만원, 니로플러스 택시 100만원 할인을 제공한다.
이외에 KG모빌리티(KGM)는 지난 2월 토레스 EVX의 가격을 200만원 인하했다. 올해 보조금 제도가 개편되면서 100% 수령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KGM은 모델 가격을 2024년 12월까지 한시적으로 200만원 저렴한 값에 차량을 판매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현행 보조금 제도에 맞춘 할인을 제공하고 있어 큰 폭의 할인은 어려울 것"이라며 “대신 다양한 연계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