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속도로 외형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CJ올리브영이 올해 '외국인 고객 모시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4조원에 약간 못미쳤지만 최대실적을 누린 배경에는 외국인 매출의 급성장이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CJ올리브영은 호실적의 바탕이 된 외국인 매출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매출동력인 K-뷰티의 경쟁력 제고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CJ올리브영 최근 5년간 실적 추이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CJ올리브영 매출은 3조8611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성장했다. 2021년(2조1192억원) 매출 2조원을 돌파한 지 2년 만에 4조원에 육박하는 연매출로 덩치를 불린 것이다.
지난 1999년 출범 후 17년 만인 2016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점과 비교하면 무서운 성장 속도다.
특히, 화장품 유통만 취급하는 플랫폼 업체임에도 주요 화장품 제조사 매출마저 웃돌면서 업계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매출은 3조6740억원, 2조8157억원으로 올리브영이 두 회사 매출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상 올리브영의 독주 체제라는 평가가 뒤따르는 가운데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주목도도 높다. 올 초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신년 첫 행보로 서울 용산구 올리브영 본사를 방문한 것이 그 방증이다. 이 회장이 계열사 현장경영에 나선 것은 2019년 CJ제일제당 후 5년 만이다.
당시 현장에서 이 회장은 “실적에 안주하면 반드시 위기가 오더라"라며 “지금 자세를 흩트리지 말고 온리원 정신을 바탕으로 반드시 글로벌 사업자로 도약하자"고 당부했다.
이 회장의 주문대로 올리브영은 올 들어 외국인 소비자 공략에 총력을 쏟고 있다. 지난해 올리브영의 외국인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660% 성장했다.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임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여 몸집을 불리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올리브영은 방한 관광객을 노려 국내 관광상권 위주로 특화 매장을 확대하고, 커머스 고도화를 통해 해외 거주 소비자까지 겨냥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서울권 명동·홍대 등 외국인 관광객이 붐비는 지역들을 'K뷰티 특구'로 키운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일반 매장과 달리 외국인 고객이 주목하는 한국 브랜드를 소개하거나, 포토존 등 체험형 콘텐츠를 강조하는 특화 점포를 선보이고 있다.
실제로 올리브영은 지난달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에 글로벌 특화점포 '올리브영 홍대타운'을 개장했다. 오는 6월 말 기존 홍대입구 매장도 해외 고객을 겨냥한 특화점포로 새 단장하는 데 앞서, 지난해 11월 기존 명동타운점 역시 첫 글로벌 특화 점포로 리뉴얼한 바 있다.
온라인 공략을 통한 해외사업 확대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올 들어 올리브영은 해외 플랫폼 운영 기획을 위해 글로벌 커머스 사업부를 신설하고,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온라인 채널로 수출하는 준비 작업을 거치는 상황이다.
과거 오프라인 매장으로 해외 직진출에 나선 올리브영은 저조한 성과 탓에 한 차례 고배를 마셨다. 올리브영은 2014년 중국 시장에 진출했으나 적자 누적으로 10개 가량의 오프라인 점포를 모두 폐점했다. 2018년에는 미국 현지에 올리브영 아메리카·올리브영 뉴욕 등 법인을 설립해 진출에 나섰으나 출점도 못하고 사업을 정리했다.
이후 2019년부터 노선을 달리해 해외 사업 전초기지로 '올리브영 글로벌몰' 육성에 집중하오고 있다. 글로벌몰은 해외 소비자가 한국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올리브영의 자체 역직구 플랫폼이다. 지난해 매출만 전년 대비 80% 올랐으며 멤버십 회원 수도 120만 명을 넘는 등 인기다.
일각에선 그룹 계열사인 CJ대한통운이 오는 2027년 완공 목표로 북미 물류센터를 짓는 만큼, 향후 올리브영의 물류를 지원해 글로벌몰 배송 시간도 단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글로벌몰은 전 세계 150여개 국가에 '국제특급우편(EMS)' 또는 '전자상거래용 국제 소형 소포'로 제품을 배달한다. 미국의 경우 통상 배송까지 7일 소요되는데 물류 지원 시 이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물류 지원의 경우 일부 증권사 리포트를 통해 알려진 사항이지만 회사에서 공식 발표한 내용이 아니다"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