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가 이런 것도 해요?"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 성수동에 등장한 NH투자증권의 팝업스토어 'N2, 나이트(NIGHT)'를 방문한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팝업스토어 그 어디에도 NH투자증권이라는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팝업스토어 내에서 계좌 개설도, 상품 가입도 유도하지 않는다.
방문객들은 그저 공간을 즐기면 된다. 낮에는 야외 공간에 마련된 빈백과 해먹에서 쉬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저녁에는 실내에 마련된 공간에서 명상을 하고 인문학 강의를 들을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N2, 나이트'를 통해 1차원적인 투자 개념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의 성장에 투자하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N2, 나이트'는 오픈 열흘 만에 1만4000여명이 다녀갔다. 다음달 5일까지 운영되는데 이미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예약이 완료되는 등 인기가 뜨겁다. 이렇게 참신한 기획을 진행한 사람이 궁금해서 찾아가봤다. 노유미 NH투자증권 ESG본부 차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노 차장은 “증권사는 보수적이고 딱딱하다는 인식을 깨고 싶었다"고 했다.
-N2, NIGHT를 기획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지난해 11월부터 캠페인 작업에 착수했는데 기존에 증권사가 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보고 싶었다. 모든 브랜드 캠페인이 그렇듯 이번 캠페인도 NH투자증권이라는 브랜드를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인데 사실 이게 가장 어렵다. 또 NH투자증권이라는 사명이 소리 내서 읽으면 8음절(엔에이치투자증권)로 긴 편이라 기억하기 쉽지 않다. 긍정적인 회사 이미지를 남기자는 목적으로 이번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다.
-'N2,'라는 브랜드명을 사용하는 데 대한 내부 반응은.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에 사장님을 포함해 임원진과 모든 사업부 대표, 실무자, 신입사원까지 50명가량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업계에서 NH투자증권을 줄여서 '엔투'로 부르는 데에 착안해 동음인 'N2'를 활용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데 대해 거의 99%가 동의해주셨다. 이를 시작으로 N2에 쉼표(,)를 붙여 캠페인 네임으로 정했다. 디자인화 작업을 마치면서 현재 'N2,'에 대한 상표권도 신청한 상태다. 초기 단계에는 'N2,'를 캠페인 네임으로 제한적으로 활용하되 이번 캠페인을 통해서 인지도 제고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사용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팝업스토어 장소로 왜 성수동을 선택했나.
▲'투자, 문화가 되다'라는 슬로건과 이번 캠페인 콘셉트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서는 2040세대에 소구할 수 있는 공간이면서도 구매력 있는 타깃층이 많은 공간이어야 했는데 성수동이 이 두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또 완전히 분리된 공간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별도의 공간에서 운영함으로써 고객들이 보다 깊이 있는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브랜드에 대한 공감을 더 많이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획 과정에서 시행착오는 없었나.
▲증권사 자체가 경제적인 집단이다. 팝업스토어의 콘셉트와 운영 방향성에 대해 내부 진통이 있긴 했다. 계좌 개설한 사람만 입장 가능하다거나 상품 가입을 유도해야 하는데 이런 게 하나도 없다는 거다.
하지만 이번 팝업스토어를 통해 바이럴이 발생할 거라고 생각하고 추진했다. 실제로 방문객들이 자발적으로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N2NIGHT라는 해시태그를 건 게시글이 500여개가 넘게 올라와 있다. 주입식 광고는 보는 사람이 인위적이라고 느끼는 순간 진심을 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브랜딩 차원에서 이번 팝업스토어를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의 브랜딩 목표는.
▲올해 처음 론칭한 'N2,'라는 캠페인 네임을 알리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고객들이 'NH투자증권은 다른 증권사랑은 다른 회사구나'라고 인지할 수 있도록 브랜딩 작업을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다. 이번 팝업스토어에 방문한 고객들이 나중에 투자를 하게 될 때 '아, NH투자증권에서 해야겠다'라고 생각하는 정도로도 충분히 성공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