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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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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미세먼지·황사에 취약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5.12 14:29

꽃가루 유발 '계절성', 진드기 원인 '통년성' 구분

각막 상처, 안구건조증 2차 증세로 악화 가능성

인공눈물·냉찜질 '도움'…콘택트렌즈 '일시중단'

이지혜 인제대 상계백병원 안과 교수

▲이지혜 인제대 상계백병원 안과 교수

초록으로 변하는 세상이 눈이 시리도록 싱그럽지만 눈에는 시련의 계절이다.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두면 눈에 띄게 쌓일 정도로 심하게 날리는 꽃가루 때문이다.


눈의 점막은 외부에 노출돼 있어 대기 중의 특정항원(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에 접촉하면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질환이 바로 '알레르기성 결막염'인데, 대부분 특정 계절에만 존재하는 수목류 꽃가루 항원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 소견을 보이는 것이다.


다만, 집먼지 진드기나 동물의 털 등과 같이 계절에 상관없이 존재하는 항원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통년성 알레르기 결막염 환자는 일년 내내 증상이 있을 수도 있다. 미세먼지나 황사가 심해지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더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증상은 눈의 가려움, 따가움, 시림, 충혈, 눈물흘림, 분비물 분비, 결막부종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눈이 가려워 비비거나 분비물을 닦아내다가 이차적으로 각막에 상처가 생기기도 하며, 염증이 눈물층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안구건조증이 악화한다. 항원이 눈물에 섞여 비루관을 통해 목 뒤로 넘어가게 되면 코 점막에서도 염증반응이 생기면서 비염이나 인후자극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흔히 볼 수 있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대부분 계절성 또는 통년성 알레르기 결막염에 해당해 비교적 증상이 가볍고 별다른 합병증을 남기지 않는다. 하지만 소아에서 봄철에 알레르기성 결막염 증상을 비교적 심하고 만성적으로 보인다면 안과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이 아닌 봄철 각결막염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각결막염은 검은자위(각막)에 염증이나 궤양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고, 특히 소아에서 주로 생기기 때문에 후유증으로 시력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안과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아토피가 있는 소아나 성인에서 만성적인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있는 경우에도 각막의 지속적인 염증과 신생혈관을 동반해 시력이 저하될 수 있어 정기적인 안과 진료가 필요하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근본 치료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 대기 중 항원을 완벽히 차단하는 것은 어렵더라도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의 경우, 특정 계절에 외출을 줄이거나 보안경을 착용해 볼 수 있다.


인공누액(인공눈물)을 자주 점안해 안구 표면에 남아있는 항원과 알레르기 반응으로 생긴 염증 물질을 씻어내고 알레르기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만세포를 안정시키는 알레르기 결막염 안약이나 단기간 스테로이드 안약을 처방받아 점안하면 도움이 된다.


눈이 붓고 가려울 때는 눈 주위로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되고, 가렵다고 눈을 심하게 비비게 되면 염증반응이 심해져 증상이 악화할 수 있어 되도록 눈을 비비지 않아야 한다. 콘택트렌즈 착용도 알레르기성 결막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꽃가루가 기승을 부릴 때에는 잠시 착용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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