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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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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장 앞둔 윙입푸드에 가다] 왕현도 대표 “차이나 디스카운트 장벽 넘을 것”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5.29 10:30

왕현도 윙입푸드 대표이사 인터뷰

“나스닥 상장 통해 기업 가치 제대로 인정받고파”

중국 내 인지도 기반 글로벌 종합 식품 기업 목표

나스닥 상장 후 자사주 매입 계획…주주환원 확대

왕현도 윙입푸드 대표이사

▲왕현도 윙입푸드 대표이사가 지난 23일 중국 광둥성 중산시 소재 윙입푸드 본사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기령 기자

[중산(중국)=김기령 기자] 중국 전통 살라미 제조 업체인 윙입푸드가 한국 코스닥 시장 상장 7년차에 접어든 올해, 미국 나스닥 상장에 나선다. 나스닥 상장을 통해 글로벌 종합 식품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윙입푸드의 4대 계승자인 왕현도(왕 시엔 타오, 王显韬) 대표이사는 다음 달 중순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지난 23일 중국 광둥성 중산시 소재 윙입푸드 본사에서 진행된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상장 추진 과정과 사업 현황, 향후 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왕 대표는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한국 시장에서의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다음은 왕 대표와의 일문일답.


-윙입푸드는 한국인들에게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중국 내 회사 입지는 어느 정도인가.


▲전통 중국식 살라미 업체로 보면 동종 업계에서 최상위라고 생각한다. 4대째 단 한 번도 단절 없이 가업을 계승하고 있는 기업이다. 그렇다보니 중국 광둥성 중산시 내에서 인지도와 영향력이 높은 편이다. 타사 대비 연구개발(R&D)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해당 분야의 기술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 국가 인증인 용두기업상도 수상한 바 있다.




-나스닥 상장을 결심한 계기가 궁금하다.


▲미국 나스닥 상장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회사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싶어서다. 우리 회사는 올해로 코스닥 상장 7년차인데 대표이사인 저와 최대주주가 단 1주도 주식을 팔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해소되지 않는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크다. 나스닥 상장을 결심하게 된 것도 미국 상장을 통해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스닥 상장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싶다.


-한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미국 나스닥 상장은 흔치 않은 경우다. 의아해하는 시선도 있는데.


▲나스닥에 상장하는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이 차이나 디스카운트 없이 회사 가치를 인정받고 싶기 때문이다. 나스닥 시장은 글로벌셀렉트, 글로벌, 캐피탈마켓으로 구분되는데 윙입푸드는 캐피탈마켓에 상장한다. 캐피탈마켓이 다른 마켓에 비해 자격 요건이 낮다는 점에서 윙입푸드의 재무구조가 약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공모 규모가 작아서 캐피탈마켓에 상장하는 것일 뿐 회사의 경쟁력이 낮아서가 아니다.


자금 유입이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미국 시장에서 공모 절차를 마무리하고 나면 공모자금은 미국에서 홍콩에 있는 지주회사인 윙입푸드홀딩스를 거쳐 중국으로 유입되는 구조로 복잡하지 않다. 성공적으로 나스닥에 상장하게 되면 한국 투자자들은 윙입푸드의 적정한 가치에 대한 수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윙입푸드

▲왕현도 윙입푸드 대표이사(왼쪽)와 왕정풍(사만다) 총괄이사가 중국 중산시 윙입푸드 본사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왕 대표와 왕 이사는 친남매로 왕 이사는 윙입푸드의 지분 2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사진=김기령 기자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때 이미 IPO 준비 과정을 한 차례 경험했기 때문에 이번 나스닥 상장은 오히려 수월한 편이었다. 또 지난 2014년부터 축적해온 재무 데이터가 있고 내부 회계 관리 제도도 도입해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에서 요구하는 수치나 자료를 바로 제출할 수 있었다. 상장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을 하나 꼽으라면 시차다. 중국과 미국은 12시간 차이이기 때문에 미국 시간에 맞춰서 소통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IR이나 미국과의 커뮤니케이션 등은 친 누나이자 최대주주인 왕정풍 총괄이사의 역할이 컸다.


-추가로 생각한 회사 가치 제고 방안이 있다면.


▲자사주 매입을 고려 중이다. 올해 하반기 내로 500만~1000만RMB(약 9억3000만~18억7000만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회사의 가치 제고에 힘쓸 예정이다. 배당도 고려했으나 배당은 대주주 위주로 돌아가다보니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윙입푸드

▲중국 중산시 윙입푸드 본사 내 윙입푸드 문화관에는 지난 2018년 코스닥 시장 상장 당시 모습이 전시돼 있다. 사진=김기령 기자

-한국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지 올해로 7년차다. 실제 한국 식품 시장에 진출할 계획은.


▲빠르면 올 3분기 또는 연내 한국 요식업계에 진출할 계획이다. 아직은 시장 조사 중으로 장소나 규모 등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덮밥 등 광둥식 요리를 판매하는 음식점을 오픈하려고 조율 중이다. 한국 기업과 업무협약(MOU)을 통해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위탁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1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고 있는데.


▲이익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은 원자재 가격 하락이다. 2022년 중국 돼지고기 가격 파동 이후 지속적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했다. 특히 원재료 중 우리 제품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살코기와 비계 등의 가격이 전년 대비 약 34%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향상됐다. 이와 더불어 매년 공급상을 통해 시장 가격보다 낮게 대규모로 구매하고 있는 점에서 높은 가격 협상력이 실적 상승에 영향을 줬다.


-윙입푸드만의 경쟁력을 하나만 꼽자면.


▲연구개발(R&D) 비용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꾸준한 투자로 젊은 층의 수요를 충족하는 신제품을 개발하려고 노력 중이다. R&D 사업부와 함께 마케팅팀을 통해 정기적으로 소비자의 피드백을 받아 신제품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당시만 하더라도 전통 살라미가 전체 제품의 80~90%를 차지했다. 하지만 고객들의 피드백을 종합했을 때 간편식품 구매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임을 확인했고 간편식품의 비중을 높여나가고 있다. 간편식품의 구매 비중도 서서히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도 간편식품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다.


-윙입푸드의 최종 목표는.


▲가업을 물려받았기 때문에 자부심을 갖고 회사를 글로벌 종합 식품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부모님 세대에서는 살라미 등 2차 조리 위주로 사업했지만 지난 2014년 경영 승계를 기점으로 간편식으로의 방향 전환을 결심하고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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