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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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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 ‘점유율 1위’ 철옹성 위기...스캘퍼 대이동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09 10:23

업비트 점유율 70% 밑돌아...빗썸 급성장

비트코인 주춤한 사이 빗썸 소규모 코인 ‘인기‘

업비트 호가 세분화도 단기 투자자 외면 요인

사진=ChatGPT 4.0

▲사진=ChatGPT 4.0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이 70%를 밑돌고 있다. 2위 빗썸에 상장된 소규모 알트코인에 투자자가 몰리고 있고, 연초 업비트가 진행한 호가 세분화가 부정적 반응을 얻은 결과로 보인다.


9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24시간 국내 가상화폐 원화마켓 총 거래대금은 15억6889만달러로 집계됐다. 1위는 업비트로 10억8898만달러, 69.41%를 점유하고 있었다.


업비트가 여전히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올해 내내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다 최근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줄어든 점유율은 고스란히 2위 빗썸에 돌아가는 중이다. 연초 수수료 무료 정책 종료 후 20%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던 빗썸은 현재 28.50%로 부쩍 성장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들은 빗썸의 내 '잡코인'이 투자자들의 이동을 불러왔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화폐의 시세가 주춤한 사이, 변동성이 큰 소규모 알트코인에 주목하는 투자자가 다시 늘고 있다. 빗썸에서 이런 코인이 다수 상장된 것이 점유율 성장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종목이 '마일벌스(MVC)'다. 마일벌스는 지난달 28일 네이버페이와의 제휴 소식이 전해지며 3일간 900% 이상 폭등했다. 마일벌스는 현재 빗썸과 코인원에만 상장됐는데, 이 영향으로 빗썸 점유율은 한때 30%대 후반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외에도 빗썸에 상장된 에이피엠(APM), 펠라즈(FLZ) 등 코인들도 투자자들이 몰려 한때 수백 퍼센트씩 급등하는 현상을 보인 바 있다. 현재 이들 코인의 가격 거품은 상당 부분 빠져 최근 1주일 수익률이 100%를 밑돌고 있지만, 빗썸의 점유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업비트의 '호가 세분화'도 지적된다. 업비트는 올해부터 1만원 미만으로 가격이 형성된 가상화폐에 대해 호가를 세분화하고 소수점도 하향 조정했다. 예를 들어 코인 1개당 가격이 1000원 미만인 경우 호가 단위도 기존 1원에서 0.1원으로 낮춘 것이다.


호가가 세분화되자 불만을 나타낸 단기 투자자들이 빗썸으로 둥지를 옮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거래소의 호가가 세분화될 경우 '단타' 매력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인식된다. 짧은 시간 내 거래를 진행하는 단타의 경우 호가 한 단위만 움직여도 수익에서 큰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에 호가 단위가 넓은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반면 빗썸은 업비트에 반해 작년 말 100원 이상 1000원 미만 가상자산의 호가단위를 0.1원에서 1원으로 변경해 최저 수수료 정책과 함께 단기 투자자들이 선호할 만한 행보를 보였다.


이에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빗썸의 소규모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자가 몰리는 만큼 투자과열 위험도 지적된다"며 “빗썸 내 투자주의 경보를 주시하며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점유율이 위협받는 상황에도 업비트 측은 크게 일희일비하지 않는 모습이다. 작년부터 공격적인 점유율 확장 정책을 펼치는 빗썸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런 온도 차를 기업공개(IPO)에서 찾는 분석도 있다. 빗썸 운영사 빗썸코리아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는 등 IPO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그 무렵 되도록 높은 몸값을 인정받기 위해 실적과 직결되는 시장 점유율을 최대한 늘리려 한다는 의견이다.


이에 반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현재도 별다른 상장 계획이 없고, 아직 점유율 1위가 굳건한 이상 단기적인 변동성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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