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 당기순이익, 고용 항목에서 삼성그룹이 국내 최고 자리를 지켰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올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3년도 그룹 총수 경영 성적 분석'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그룹 총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발표한 공정자산 규모가 5조원이 넘는 88개 대기업 집단(그룹)이다. 경영 평가는 매출(별도 재무제표 기준) 규모를 비롯해 총 13개 항목이다.
조사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매출 △당기순익 △고용 3개 항목에서 1위를 지켰다. 삼성그룹의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 규모는 358조9158억원으로 조사 대상 88개 그룹 전체 매출 중 가장 높았다. 당기순익도 43조5071억원으로 최고였다. 국내 고용 인원은 27만8284명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기준 그룹 전체 영업이익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위를 탈환하며 주목을 끌었다. 국내 계열사 70곳을 두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작년 영업이익 규모는 18조259억원이었다. 지난해 그룹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긴 곳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했다.
영업이익 항목 이외에 정 회장은 △매출(285조2336억원) △당기순익(20조5149억원) △고용(19만7727명) 항목에서도 모두 2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매출(200조9306억원) △영업이익(3조8841억원) 2개 항목에서 3위를 지켰다. 그룹 매출은 재작년과 작년에 3위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2022년 2위에서 1년 새 한 계단 내려왔다.
작년에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경영 성과도 돋보였다. 허 회장이 총수로 있는 GS그룹의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4조5109억원으로 현대차그룹 다음으로 넘버2에 올랐다. 전체 당기순익도 3조3723억원으로 총수가 있는 그룹 중에서는 톱3에 포함됐다.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익, 고용 4개 항목과 달리 각종 증가율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총수도 있었다. 그룹 전체 매출 증가율에서는 부동산개발 등으로 성장한 문주현 엠디엠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문 회장은 2022년 7558억원이던 그룹 매출을 작년 1조8413억원으로 143.6% 성장시켰다. 또 △1인당 매출액(40억6470만원) △1인당 영업이익(17억2860만원) △1인당 순익(13억5140만원) 항목에서도 왕좌를 차지했다.
장병규 크래프톤그룹 의장은 △전체 영업이익률 △전체 순익률 2개 항목에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성과를 보여줬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 증가율에서는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이 1065.4% 성장해 1위를 기록했다.
최근 1년 새 그룹 전체 고용 증가율에서는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이 18.1%로 1위를 차지했다. 이랜드그룹의 2022년 그룹 전체 고용 인원은 1만 2813명이었는데 2023년에는 1만 5132명으로 1년 새 20% 가까이 고용 증가에 앞장선 것으로 나타났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해는 주요 그룹의 영업이익과 순익 규모 등에서 작년보다 증가하는 곳이 많이 생겨날 수 있다"며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실적이 좋지 않았던 작년 대비 얼마나 증가했는지보다 2020년~2022년 사이 주요 그룹들이 올린 실적과 비교해 어느 정도로 경영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 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