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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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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동해탐사사업, 상업성 발견 못해…시추 첫 공에 모든 것 달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26 11:20

국내 유일 에너지재무회계 컨설턴트 오승훈 쉐일앤쉐이크 대표 인터뷰

2010년대 초 STX에너지서 석유개발팀 맡으며 동해탐사사업 참여

당시 석유 부존 가능성 확인했지만, 상업성 없다 판단해 결국 철수

대왕고래 프로젝트, 아브레우 박사가 시추 로케이팅 해줄 것…반드시 상업성 자료 얻어야

국내 유일 에너지재무회계 서비스사인 쉐일앤쉐이크의 오승훈 대표. 주로 자원기업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자원개발이

▲국내 유일 에너지재무회계 서비스사인 쉐일앤쉐이크의 오승훈 대표. 주로 자원기업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자원개발이 개점휴업 상태가 되면서 그의 사업도 휴업 상태다. 사진=윤병효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포항 앞바다에 위치한 '동해 심해 가스전'을 두고 논란이 많다. 갑자기 140억배럴이라는 세계 최대 수준의 부존 가능성이 발표된 것부터 물리탐사 평가를 맡은 엑트지오의 아브레우 박사에 대한 자질도 도마위에 올랐다. 더군다나 가스전 발견 지역은 세계 최고 수준의 탐사 역량을 가진 호주 우드사이드가 탐사를 종료하고 철수한 곳이기도 해 더욱 논란이 큰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가 해명 발표 및 자료를 내놓고 있지만 이들은 당사자이기 때문에 중립적이지 못하다. 그래서 본지는 약 10년전 가스전 발견 지역에서 탐사사업에 참여했던 전문가로부터 보다 객관적 의견을 들어 보기로 했다.


오승훈 쉐일앤쉐이크 대표는 석유, 가스, 광물 등 에너지분야의 재무회계 전문 컨설턴트이다. 예를 들면 이번 동해 심해 가스전처럼 물리탐사에서 부존 가능성이 발견되더라도 실제로 시추에 착수할지 말지를 그의 전문적 의견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다. 시추에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기 때문에 반드시 상업적 판단이 필요하다.


오 대표는 약 10년전 STX에너지에서 석유개발 재무 관련 업무를 맡으며 당시 동해 6-1광구 탐사사업에 참여했다. 탐사사업에는 운영권자인 석유공사 외에 포스코인터내셔널(당시 대우인터내셔널)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STX에너지는 상업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사업에서 철수 결정을 내렸다.


“당시 제 상위 직급들은 모두 지질과 자원공학 출신이었다. 그들은 시추 4~5공을 패키지로 뚫자고 했다. 그게 총 1000억원의 비용이 든다. 그들은 기술적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회사 재정상태를 신경 쓰지 않는다. 반면 저는 회사 재정을 감안해야 한다. 당시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건 1공에서 1.2공 정도였는데, 결국 상업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철수하게 됐다. 가능성이 있었으면 포스코가 가만 있었겠나."




석유가스 탐사전문 서비스업체인 호주 우드사이드도 석유공사와 함께 동해 해저광구에서 15년간 탐사 및 시추를 했지만 작년 1월 철수했다. 철수 배경을 놓고 상업적 발견을 못한 게 아니냐는 주장과 합병 문제 때문에 서둘러 철수한 것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우드사이드는 미국 외에 지구 1/4을 차지하는 영연방 국가 중에서 최고 역량을 가진 회사라고 보면 된다. 예전 미국 록펠러의 스탠다드오일에 근무했던 전문가들이 우드사이드로 넘어갔다. 우드사이드는 시추할 때 철저하게 '석유 재무적 투자결정'을 한다. 시추 시료를 보고 상업적 판단을 하는데, 밸류가 없다고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우드사이드가 합병한 회사가 BHP라는 세계적인 자원기업인데, 그들이 상업적 가능성이 있는데도 포기하고 철수할 리는 없다고 본다."


오 대표는 동해 해저광구의 기존 탐사에서 상업적 발견은 못했지만, 그래도 추가 시추 필요성은 충분히 있다고 봤다. 다만 한 공에 1000억원이 드는 시추를 여기저기 다 할 수는 없고, 일단 첫 공에서 상업성 있는 시료를 채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존 가능성은 있고 광구도 워낙 넓기 때문에 시추 한 번은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브레우 박사(물리탐사 평가를 맡은 액트지오 대표)가 시추 로케이팅(지점 지정)을 해 줄 것이다. 이게 매우 중요하다. 첫 시추에서 상업성 있는 자료를 얻으면 이 자료를 거래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시추비를 보전 받아서 추가 시추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상업적 자료를 얻지 못하고 시추만 계속한다면 천문학적 비용만 다 날리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을 하는 것이 에너지재무회계사의 몫이다."


오 대표는 이번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이슈로 관련 주가가 요동치는 것을 예로 들며 우리나라 에너지 분야에 전문 회계시스템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가스전 개발 전략회의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관련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그만큼 시장의 캐시플로우(현금흐름)가 예민하고 스탠바이가 됐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번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시장화 방안만 마련해주면 시추비용이 1조원이든, 2조원이든 얼마든지 시장에서 흡수가 가능하다. 그 연결고리는 유능한 자원행정에 달렸다. 국민 세금 부담도 다 덜 수 있다. 이것이 에너지재무회계의 영역이다. 이는 자원개발뿐만 아니라 전력, 가스, 수소 심지어 신재생에너지까지 포함된다."


오 대표가 운영하는 쉐일앤쉐이크는 현재 휴업상태이다. 주 고객인 자원기업들의 활동이 깊은 침체에 빠진 것도 있지만, 우리나라에 에너지재무회계 개념 자체가 도입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브레우 박사처럼 저도 에너지재무회계에 대한 컨설팅 및 교육을 한다. 하지만 일거리가 없어 곧 폐업할 듯하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에 이 분야가 아예 사라지게 된다. 우리나라 에너지산업은 인맥 시스템으로 변질됐다. 양질의 서비스가 나오기 어렵다. 해외 개방을 통해 정확한 글로벌 시스템이 도입되길 바랄 뿐이다."


오 대표는 석유공사에서 약 18년간 근무한 뒤 이후 STX에너지, GS E&R, 사우디 아람코 등 국내외 기업과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한 에너지재무회계 분야 전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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