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안양문화예술재단은 조선 후기 어용화사(임금 어진을 그린 화가) 운초 박기준이 문인들과 함께 관악산과 삼성산을 유람하며 시문과 그림을 기록한 '삼성기유첩(三聖記遊帖)'을 오는 19일부터 공개한다.
안양박물관은 올해 2월 칸옥션 고미술 경매에 나온 삼성기유첩을 발견해 전문가로 구성된 유물평가위원회를 통해 유물가치를 확인하고, 안양시, 안양시의회, 안양 원로인사 등 여러 관계자의 적극 관심과 도움으로 안양시 문화유산으로 확보했다.
삼성기유첩은 조선 후기 활동한 도화서 화원 박기준 작품이다. 정교한 그림체가 특징인 박기준은 산수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그림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백선도'(리움미술관 소장), '교원추순도'(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소장) 등 작품이 전해진다.
삼성기유첩은 제작자와 제작연도가 명확해 미술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1828년(순조 28년) 제작됐고, 현존하는 유물 중 관악산을 담은 서화첩으로는 첫 사례로 알려졌다.
화첩은 11폭 산수와 시, 묵매도 1점과 조선후기 명필가 강준흠의 서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7폭은 삼성산을 중심으로 남자하동(현재 안양예술공원 일대), 염불암, 삼막사, 망해루, 불성사 등 현존하는 안양 사찰과 그에 따른 시문이 기록됐다.
특히 통일신라시대 세워진 중초사지 당간지주와 문헌상으로만 전해지던 2기 안양사지 석탑 모습이 또렷이 그려져 있어 학계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기유첩은 오는 19일 시작되는 안양박물관 개관 20주년 기념전 '安養各色: 안양에 이르다'를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