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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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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 생산성 둔화 중…노동시장 유연화·사업재편 시급”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08 12:00

中 특수 소멸·인력 재조정 난항·주력산업 성숙기 진입…효율적 자원배분·신시장 발굴 필요

대한상의

▲수출 제조기업과 전체 제조기업 기간별 노동생산성

최근 수출 플러스 행진이 이어지고 있으나, 수출모멘텀 강화를 위해서는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건전한 산업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수출기업의 노동생산성 둔화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8일 밝혔다.


국내 제조업을 대상으로 수출기업의 노동생산성을 계산한 결과 2000~2009년에는 전체 제조기업 대비 30% 가량 높았으나, 2020~2022년에는 0.8% 웃도는 것에 머물렀다.


이는 △중국 특수 소멸 △인력 재조정이 어려운 노동시장 △주력산업 성숙기 진입 △한계 수출기업 증가 등의 여파로 풀이된다.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와 부품·소재 자급률 확대로 가공무역 방식의 쇠퇴가 맞물린 탓이다. 우리나라 10대 주력 수출품목이 20년전과 유사한 점도 지적됐다. 이들 산업이 사이클상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투자를 늘려도 얻을 수 있는 생산성 향상폭이 제한적이라는 논리다.




글로벌 경기 둔화·대출금리 상승·원자재값 인상 등으로 한계기업이 많아진 것도 문제다. 자원배분을 왜곡해 정상기업의 생산성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SGI는 수출기업 중 한계기업의 비중이 2010년 5.5%에서 2022년 18.0%까지 불어났다고 분석했다. 이는 전체 제조기업 가운데 한계기업 비중(10.9%)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SGI는 노동법제의 고용친화적 정비, 획일적 근로시간 개선, 직무·성과 중심으로의 임금체계 개편을 비롯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기업활력법의 적극적 활용으로 과잉공급산업 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혁신을 촉진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기업들도 과감한 사업재편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디지털 헬스케어·대체식품·에어로모빌리티 등 기존 주력산업을 대체할 스타 수출품목의 발굴 필요성도 제언했다. 아세안·인도·남미를 비롯해 중국을 대체할 수출시장 확보도 거론했다.


대중국 수출전략도 고급 식료품과 뷰티 및 바이오·인공지능(AI)·항공우주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공급능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GI는 “수출기업은 과거 높은 경쟁력으로 국내 경제성장을 이끌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들 기업에서 노동생산성 향상 속도가 둔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기업의 수출 참여로 인한 이점인 시장규모 확대, 기업간 경쟁 증가, 혁신 유인 제고 등 생산성 향상 경로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천구 SGI 연구위원은 “국내 경제가 소규모 개방경제의 특성을 지닌 점을 고려할 때 수출기업의 생산성 향상 없이는 경기 회복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잠재성장률 하락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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