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9일(토)
에너지경제 포토

나유라

ys106@ekn.kr

나유라기자 기사모음




부동산PF 재평가 여파...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실적 ‘후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11 11:32

신한·KB저축은행, 상반기 순이익 흑자
우리·하나저축은행 순손실

금융당국, PF 사업장 재평가 지침
PF 사업장 충당금 부담 가중

신한저축은행만 2분기 유일하게 흑자
PF 비중 적고 햇살론 취급 확대 주효

4대 금융지주.

▲KB금융지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강화하고, 이에 맞춰 사업성을 재평가하라고 주문함에 따라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2분기 실적이 일제히 뒷걸음질 쳤다. 타행과 달리 기업여신보다 리테일 비중이 높은 신한저축은행은 2분기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하면서 상반기 총 12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가운데 신한저축은행, KB저축은행은 각각 상반기 순이익 125억원, 3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우리금융저축은행과 하나저축은행은 각각 280억원, 36억원의 적자를 냈다.


1분기만 해도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이 모두 흑자를 냈지만, 2분기에는 신한저축은행을 제외하고 3사가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신한저축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70억원, 2분기 55억원이었다. 경기침체로 자산이 줄어들면서 2분기 순이익이 1분기보다 감소했지만, 햇살론이나 보증부대출 상품을 꾸준히 취급하면서 가장 우수한 실적을 냈다.


특히 타사와 달리 기업여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비중이 적고, 리테일 비중이 높아 PF 시장 침체에 따른 타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 실제 신한저축은행은 1분기 대출금 2조6693억원 가운데 가계자금대출이 77.20%를 차지했고, 기업자금대출은 22.8%에 불과했다. 신한저축은행의 상반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총 292억원, 충당금 잔액은 1294억원이다.


저축은행 당기순익.

▲4대금융 계열 저축은행 당기순이익.

KB저축은행은 1분기 순이익 113억원에서 2분기 81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하면서 상반기 32억원의 흑자를 냈다. 1분기에는 부실자산을 매각하면서 일시적으로 매각이익이 발생했지만, 2분기에는 가계와 기업에서 각각 150억원, 89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한 영향이다. 다만 6월 말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2.82%로 1분기(12.12%) 대비 개선됐다. 법규정상 요구되는 비율은 8% 이상인데, 이를 상회했다. 해당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건전성이 우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금융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은 PF 사업장 재평가로 추가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하나저축은행은 1분기 순이익 18억원에서 2분기 5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1분기 13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상반기 당기순손실 260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고려할 때 2분기 적자 폭은 대략 290억원대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5월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기존 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하고, 한층 강화된 사업성 평가 기준에 맞춰 PF 사업장을 재평가하라고 했다.


특히나 4대 금융지주사들은 저축은행에 금융당국의 기준에 맞춰 한층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충당금을 최대한 많이 적립하고 있다. 게다가 고금리,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업황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기업이나 부동산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충당금은 향후 부실이 발생하지 않으면 다시 환입돼 수익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최대한 선제적으로 쌓자는 기조"라며 “그나마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은 지주사가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을 지원해줄 수 있어 어려운 시기를 버틸 수 있지만, 중소형 저축은행은 대주주의 상황이 여유롭지 못한 곳들이 많고, 충당금을 적립하면 손실 규모가 커질 수 있어 녹록치 않다"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