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법원 상가 경매건수 2294건, 2013년 1월 이후 가장 많아
경기 악화 등으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늘어나면서 경매 시장의 신규 상가 매물이 급증하고 있다. 2013년 1월 이후 11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상가 시장을 더욱 침체하게 하고 있다.
25일 경매, 공매 데이터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7월 전국 법원에서 진행된 상가 경매 건수는 총 2294건이었다. 2013년 1월(2512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전월(2083건) 대비로는 10.1% 늘었고, 작년 같은 달(1059건)과 비교하면 116% 급증했다.
월별 상가 경매 진행 건수는 2022년만 해도 1000건을 하회했다. 그러나 작년 초부터 매물이 쌓이면서 지난해 4월 1091건으로 1000건을 넘어섰고, 올해 6월에는 2000건을 돌파했다.
더 큰 문제는 경매에 나오는 물건 10건 가운데 8건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가 경매 낙찰률은 올해 들어 계속 20%를 하회해 6월 15.6%까지 떨어졌다. 7월에는 20%로 다소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경기 악화 등으로 채무를 버티지 못해 경매 시장에 신규로 나오는 상가 매물은 늘고 있지만, 고금리, 임대료 하락 등으로 낙찰 받으려는 수요는 저조해 시장에 매물이 계속 쌓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상가 경매 시장도 상황은 좋지 않다. 7월 서울에서 진행된 상가 경매는 총 286건으로 1년 전(106건)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상가 경매 건수는 2015년 2월(293건)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동대문 등지의 패션몰, 전자제품 전문상가 등 테마상가를 중심으로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저조하다.
실제 충무로의 한 패션몰 내 상가는 작년 8월 경매에 처음 나온 이후 9차례 유찰을 거듭한 끝에 지난달 겨우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는 3110만원으로 감정가(1억8000만원)의 13%에 불과하다.
경기 지역 상가 경매도 7월 총 487건으로 2015년 3월(585건) 이후 최대치였다. 지방의 경우 공급 과잉으로 공실이 늘면서 오랜 기간 임차인을 찾지 못한 상가가 경매로 나오는 사례가 많다.
상가 임대시장은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고, 경매 신규 신청 건수도 계속 늘고 있어 상가 매물 적체 현상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