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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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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성지 피지도 사라질판…기후변화 최대 피해자는 태평양 섬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27 13:39

세계기상기구 ‘남서태평양 기후상태 보고서’ 해수면 상승 경고
서부 태평양 지역 해수면 10~15cm 상승, 평균 상승치 두 배
“바다 수온 비정상적 해양열파 현상 발생도 두 배 늘고 있어”


남태평양에 위치한 뉴질랜드령 토켈라우 제도 산호섬인 아타푸의 모습. 세계기상기구

▲남태평양에 위치한 뉴질랜드령 토켈라우 제도 산호섬인 아타푸의 모습. 세계기상기구

태평양 섬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존재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 남서태평양 지역의 해수면 온도 상승 속도는 세계 평균보다 세 배 이상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해수면 상승 수치는 전 세계 평균의 두 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서남태평양 해수면 변동 추이

세계기상기구는(WMO)는 26일 '남서태평양 기후상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태평양 섬나라인 통가에서 열린 포럼에서 직접 발표했다. 그는 “해수면 상승은 심각한 경고"라며 기후변화가 태평양 섬나라에 미치는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어 기후변화에 대한 긴급한 대응을 촉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태평양 섬들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0.02%에 불과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에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다. 이들 나라의 평균 해발 고도는 1~2m로 낮다. 게다가 인구의 90%가 해안에서 5000m 이내에 거주하고 있고 인프라의 절반은 해안에서 500m 이내에 위치해 해수면 상승에 매우 취약하다.


서부태평양 대부분 지역에서 해수면이 약 10~15cm 상승했다. 이는 지난 1993년 이후 측정된 전 세계 해수면 평균 상승치의 거의 두 배에 가깝다. 중부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은 약 5~10cm 상승했다.


특히 1981년부터 2023년까지 남서태평양 지역의 모든 해역에서 해수면 온도가 빠르게 상승했다. 뉴질랜드 북동부와 호주 남부 해역에서는 10년마다 섭씨 0.4도()이상 상승해 세계 평균(0.15도)보다 세 배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




바다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해양열파 현상도 1980년대 이후 두 배로 늘고 있다.


태평양 지역 대부분에서 해양열파의 평균 지속기간은 2000년대까지는 5~16일이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8~20일 혹은 그 이상 해양열파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뉴질랜드 주변에서 가장 극심한 해양 열파가 발생해 6개월 동안 지속됐다. 해양열파는 어류와 산호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태평양 지역 생태계에 피해를 준다고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바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25%를 흡수하다 보니 산성화가 진행 중이다. 하와이 인근 해양은 1988~2020년 동안 산성도가 12% 이상 증가했다. 그 결과, 식물 플랑크톤 크기가 상당히 감소했고, 이는 해양 먹이 사슬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전해지고 있다.


셀레스트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바다는 열을 과도하게 흡수해 앞으로 수 세기 동안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겪고 있다"며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바다가 우리를 지탱하고 보호하는 능력이 약화됐다"고 경고했다. 그는 사이클론 등의 발생으로 개발도상국에 조기 경보 시스템 도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 세계 섬에 위치한 개발도상국의 3분의 1만이 조기 경보 시스템을 갖췄다고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남서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한 사이클론, 홍수 피해 등으로 200명 이상이 사망했고 2500만명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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