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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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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턱 밑까지 쫓아온 알뜰폰… 수익 구조 개선은 숙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9.01 11:08

저가 요금제 강점으로 외형 성장 지속…점유율 16%로 LG U+ 맹추격

5G 비중 낮고 ‘알뜰폰=LTE’ 공식 여전…업계 “도매대가율 인하 돼야”

알뜰폰 스퀘어

▲서울 시내에 위치한 알뜰폰 스퀘어 매장 모습. 사진 =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알뜰폰(MVNO)이 국내 무선통신서비스 시장에서 꾸준히 가입자 수를 늘리고 있다. 저렴한 요금제를 무기로 지난 1년 새 12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며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이동통신 3사(MNO)를 위협하는 존재로 자리매김 했다.


다만 일각에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은 5세대 이동통신(5G)이 아닌 ARPU가 낮은 롱텀에볼루션(4세대 이동통신·LTE) 중심의 수익 구조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는 929만6636명으로 전년 동기(809만48명) 대비 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통 3사의 합산 가입자 수는 2%가량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알뜰폰 가입자 수는 지난 2022년 9월 700만명을 넘어선 이후 증가 추세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도 높아졌다. 6월 전체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중 알뜰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16.5%로 전년 동기(14.4%) 대비 2.1%p 증가했다. 시장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점유율 19.2%)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처럼 알뜰폰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운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이동통신사가 지급하는 휴대폰 보조금을 받고 고가 요금제에 약정을 가입하는 행태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지속되는 고물가 속에서 통신비라도 아껴보려는 가성비족이 늘며 자급제 단말기를 직접 구입하고 저렴한 알뜰폰에 가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이통 3사가 2~3만원대의 중저가 요금제를 쏟아내고 있긴 하나 아직까지는 알뜰폰보다 비싼 요금제로 구성돼 있다"며 “가격적인 측면에서 알뜰폰의 메리트는 확실하다"고 말했다.


통신 시장에서 몸집은 키웠지만 가입자 대부분 LTE 요금제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알뜰폰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질적인 성장은 더디다는 이유에서다.


6월 알뜰폰 5G 가입자 수는 34만8103명으로 LTE(872만4823명)와 비교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 1년 간 알뜰폰 전체 가입자 중 5G 비중은 매월 2~3%대에 그쳤다.


5G 요금제의 ARPU는 LTE 대비 약 1.5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선 5G 가입자 유치가 필요한 셈.


하지만 LTE 대비 높은 수준의 5G 도매대가율로 인해 5G 요금제를 선보이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도매대가란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 3사로부터 망을 빌리는 데 지불하는 비용이다.


통상 LTE 도매대가는 기본료의 40%로 알려져 있다. 반면 5G는 60%에 달한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종류의 5G 요금제를 출시하고 이를 통해 가입자를 유치시키고 싶지만 높은 도매대가율이 발목을 잡고 있다"며 “5G 요금제 출시는커녕 기존의 요금제를 활용한 프로모션 자체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소 알뜰폰 업체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에 그친다. ARPU가 높은 5G 가입자 확보가 절실하다"며 “알뜰폰 업계가 외형 성장과 질적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5G 도매대가율이 인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현재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업계와 도매대가 인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선 2~3개월 안에 도매대가 인하 협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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