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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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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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블랙아웃 위험, 패스트 수요관리(DR)가 해결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9.02 14:11

허석 아이디알서비스 팀장 인터뷰…국내 DR 사업 점유율 1위 기업

“발전기 계통 탈락시 패스트 DR 발령, 수초 안에 전력소비 줄여야”

“전력수급 안정 크게 기여하나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제도 개선 필요”

허석 아이디알서비스 팀장

▲허석 아이디알서비스 팀장이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화력) 발전기가 계통서 탈락할 시 전력수요를 줄여줘야 합니다. 패스트 수요관리(DR)가 주파수 안정에 큰 기여를 하고 있어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큽니다."


허석 아이디알서비스 e솔루션팀 팀장은 지난 30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아이디알서비스의 새 제품인 iCON을 소개하며 패스트 DR 사업의 전망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아이디알 서비스는 총 DR 자원을 약 1700메가와트(MW)를 보유한 국내 DR 점유율 1위 기업이다. 허 팀장은 아이디알서비스에서 DR 서비스 향상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DR은 전력소비자가 전력소비를 줄여야 할 때 전력당국 지시대로 전력소비를 줄이면 보상을 받는 제도를 말한다. 전력소비를 줄이면 보상 받는 이유는 전력망은 전력공급량과 전력소비량이 일치하지 않으면 대정전(블랙아웃)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소비량을 일치시키는 게 더 이득이기 때문이다.


DR 사업자는 전력소비자와 전력당국 사이에서 DR이 잘 이행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사업자라 할 수 있다. 아이디알서비스의 iCON은 전력소비자의 전력소비량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DR 중에서도 일반적인 DR이 한시간 단위로 전력소비를 줄인다면 패스트 DR은 수 초안에 전력소비를 줄여야 한다.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패스트 DR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늘어나면서 발전량이 날씨에 따라 초단위로 바뀌고 있어서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이라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화력발전기를 돌려야 한다. 그러나 화력발전기 발전량을 초단위로 조절하다 보면 발전기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때 전력계통의 주파수가 흔들린다.


주파수란 전력계통에서 전력수요와 공급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일 늦더위로 전력수요가 높게 유지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발전기 정비 일정을 미루겠다고 밝혔다. 발전기 정비 일정을 미루면 화력발전기가 계통에서 탈락하는 현상이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전해진다.


패스트 DR의 중요성이 더 커지는 셈이다. 최근 기업들은 전기요금 절감을 위해 DR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허 팀장은 “최근 전기요금이 인상되면서 기업들이 전기요금 절감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전기요금 절감에 가장 효율적인 방안은 최대전력을 관리해 기본요금을 절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팀장은 아이디알서비스의 제품인 iCON을 언급하며 “iCON의 핵심기능은 DR뿐 아니라 최대전력 관리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며 “iCON을 적용해 최대전력을 300킬로와트(kW)를 감축해 연간 2400만원의 전기요금을 절감한 사례도 있다. DR에 참여하는 기업에게는 iCON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iCON의 패스트 DR 기능을 강조했다.


패스트 DR은 DR 사업자가 여러 사업장의 전력소비량을 얼마나 빠르게 통제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패스트 DR 사업자는 전력당국으로부터 전력소비를 줄이라는 지시를 받고 몇 초안에 당장 멈출 수 있는 공장 및 전기 소비시설을 파악, 전력소비를 멈추도록 한다.


허 팀장은 “패스트 DR은 발령 후 수 초 이내에 반응해야 한다"며 “미국, 호주, 유럽 등 해외에서도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면서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패스트 DR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평소에 패스트 DR에 참여하기로 한 기업들과 적극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DR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그에 비해 보상 수준은 낮게 책정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허 팀장은 “패스트 DR은 지난 2020년 10월 도입 이후 전력계통 안정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 보상수준이 너무 낮게 책정이 돼 있어 지속적인 참여 자원 발굴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패스트 DR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양수발전과 한국전력의 고객부하차단제도의 정산금이 주파수 DR보다 10배 이상 많다"며 “보상수준에 대한 전력당국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허 팀장은 “대기업 DR 사업자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 및 저가 경쟁으로 대다수 DR 사업자들이 서비스 질 향상 및 기술개발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과 DR 사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적절한 규제와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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