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3일 재생에너지의 날 행사가 두 군데서 열릴 수도 있게 됐다. 재생에너지업계를 대표하는 두 단체인 한국태양광산업협회(한태협)와 한국재생에너지산업발전협의회(한재협)가 거리를 두면서 각 단체 중심으로 기념 행사를 추진하는 모습이다.
한태협은 한재협이 야당과 밀접하게 접촉하는 등 정치적 단체로 변질됐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2일 한국태양광산업협회,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한국풍력산업협회, 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연합회는 다음달 23일 '제6회 재생에너지의 날 행사'를 공동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재생에너지의 날 법정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재생에너지의 날은 지난 2019년 서울 세계재생에너지총회(KIREC)가 열린 날을 기념해 법정기념일로 추진되고 있다.
이들은 행사 취지에 대해 “올해 6회째를 맞는 재생에너지의 날 행사는 지난해 5회 행사가 정치적 오해가 있는 행사로 비친 점을 감안해 그 부분을 불식하기 위해서 주호영(국민의힘) 국회부의장실을 통해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을 행사장소로 대관했다"며 “여야 대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기후에너지 전문국회의원, 업계, 학계, 시민단체가 대거 참석하는 대대적인 재생에너지 업계 화합의 대잔치가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7일 한재협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의원들과 함께 재생에너지의 날 행사를 개최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낸 바 있다.
한재협이 업계 중심이 아닌 야당하고 밀접하게 행사를 추진해왔다는 게 한태협을 비롯한 다른 재생에너지 협단체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열린 5회 재생에너지의 날 행사에는 야당의원 12명이 참석한 반면 여당의원은 1명만 참석했다. 여기에 신재생에너지학회, 신재생에너지협회, 풍력산업협회가 아예 행사에 불참하면서 반쪽으로 치러졌다.
한태협이 한재협과 거리를 두게 된 배경에는 한태협 상근부회장 교체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두 단체는 지난해까지 정우식 한태협 상근부회장이 한재협 사무총장을 함께 맡으면서 한 몸처럼 운영됐다. 한태협이 재생에너지의 날 행사도 주도했다.
하지만 올해 이상곤 한태협 상근부회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이 상근부회장은 더이상 한재협 사무총장 자리를 맡지 않게 됐고, 정우식 사무총장은 계속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학회, 신재생에너지협회, 풍력산업협회가 한태협과 재생에너지의 날 행사를 함께 하겠다고 의사를 밝히면서 이제는 한태협에 힘이 더 실리는 모습이다.
신재생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가 본의 아니게 정치적 성향을 띠게 되면서 서로 화합을 다져야 할 재생에너지의 날 행사가 결국 두쪽이 나 버렸다"며 “업계가 온 힘을 모아야 할 때인 만큼 부디 화합의 길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