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의 1970년 이후 출생 오너가(家) 임원 중 회장과 부회장이 8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80년 이후 태어난 MZ세대 오너 임원도 100명을 넘어서며 재계의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4일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임원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70년대생 이후 회장은 31명, 부회장은 5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4명에서 20여 명 늘어난 수치다.
조사 대상 318명의 젊은 오너 임원 중 사장급(대표이사·의장 포함) CEO가 157명(49.4%)으로 가장 많았다. 부회장급 52명(16.4%), 회장(총수 포함) 31명(9.7%), 부사장급 19명(6%), 전무급 15명(4.7%), 상무급 12명(3.8%) 순이었다. 기타(이사·고문·경영리더 등) 임원도 32명(10%)으로 파악됐다.
연령대별로는 1970년에서 1974년 출생한 오너가 젊은 임원이 116명(36.5%)으로 가장 많았고, 1975년84년생 168명(52.6%), 1985~89년 24명(7.5%), 90년대생 11명(3.5%) 순이었다. 단일 출생년도로는 1974년생이 29명으로 최다였고, 1972년생과 1973년생이 각각 26명으로 뒤를 이었다.
1980년 이후 출생한 MZ세대 오너 임원은 101명(31.8%)으로 처음으로 100명을 넘어섰다. 이 중 회장과 부회장 타이틀을 단 임원도 15명에 달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 집단 총수 중 70년대생 이후는 7명이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54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52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52세), 장병규 크래프톤그룹 의장(51세),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51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48세), 구광모 LG그룹 회장(46세) 등이다.
중견기업에서도 1970년 이후 출생한 회장이 20명이나 됐다. 특히 1980년대 출생 회장도 3명이나 됐는데, 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1980년생), 허승범 삼일제약 회장(1981년생), 박주환 티케이지휴켐스 회장(1983년생)이 포함됐다.
부회장직 오너 임원도 52명으로 1년 새 30% 넘게 증가했다. 이 중 1980년 이후 출생 부회장은 12명으로, 경주선 동문건설 부회장(39세)부터 서준석 셀트리온 수석부회장(37세)까지 다양했다.
그러나 여성 오너 임원은 57명(17.9%)에 그쳐, 남성(261명, 82.1%)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 여성 부회장은 7명으로,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50세), 정혜승 인지컨트롤스 부회장(52세), 김주원 DB 부회장(51세),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47세),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부회장(46세),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44세), 경주선 동문건설 부회장(39세)이 포함됐다.
특히 정유경 신세계 그룹 총괄사장(52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54세),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51세) 등 범 삼성가 여성 임원들의 부회장 승진 여부도 관심사다.
경영 세대별로는 2세 경영자가 175명(55%)으로 최다였고, 3세 경영자 109명(34.3%), 4세 기업가 23명(7.2%), 창업가 11명(3.5%) 순이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최근 젊은 오너들은 10년도 안 되는 기간에 사장과 부회장까지 오르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조직을 빠르게 장악하고 사업을 신속하게 이끌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나이가 젊고 경험이 부족하다는 핸디캡을 높은 직위로 극복하려는 경향과 함께, 비슷한 연령대의 다른 기업 오너들과 대외 관계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