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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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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러시아, 에너지·원자재 전쟁 고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9.12 10:5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유럽연합(EU) 등 서방과 러시아가 서로 에너지와 자원에 대한 제제를 위협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카드리 심슨 EU 에너지담당 집행위원은 1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에너지 연합 현황 보고서 2024'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심슨 위원은 회견에서 “EU는 우크라이나를 거쳐 오는 러시아산 가스 없이도 살 준비가 됐다"며 올겨울 난방 수요에 대응할 만큼 가스 비축분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2019년 12월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과 5년 계약을 맺고 자국을 거치는 우렌고이 가스관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전쟁 발발 이후에도 이 계약을 유지하면서 통행료를 받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올해 12월 31일 만료되는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입장을 밝혔다.


심슨 집행위원은 “우리는 러시아산 가스의 단계적 (수입) 중단을 마무리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유럽의 에너지 공급 안보에 어려움을 일으키지 않고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회원국들과 몇 달 전부터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가스 운송협정 만료에 대비해왔다"면서 대체 공급처도 찾았다고 말했다.


EU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가 유럽행 천연가스 공급을 대폭 줄여 에너지 위기가 발생하자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데 주력해왔다.


다만 액화천연가스(LNG)는 의존도가 너무 높은 상태다.


심슨 집행위원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산 가스는 EU 전체 가스 수입량 18%를 차지한다.


전쟁 전인 2021년 45%보다는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의존도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높다.


심슨 집행위원도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금지 여부에 즉답을 피했다.


LNG 제제는 EU 회원국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LNG를 다른 나라로 재수출하는 환적 금지 조치 정도만 포함된 상태다.


러시아도 이런 에너지 제제에 대해 전략 원자재를 통한 보복성 조치를 꺼내들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정부 화상회의에서 “그들(서방)은 우리에게 많은 상품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며 “우리도 그들에게 특정한 제한을 가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가 세계 시장에 대량으로 공급하는 몇 가지 유형의 상품"을 언급하며 “아마도 우라늄, 티타늄, 니켈 등에 대한 제한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자신에게 해가 되는 일은 어느 것도 하지 말자"고 덧붙였다.


에너지분야에서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고 있는 서방은 우라늄과 티타늄 등 광물에 대해서도 러시아에 여전히 의존한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 5월 러시아가 전 세계 우라늄 농축 능력 약 44%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핵연료 수입 약 35%도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닝 테크놀로지'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지난해 기준 세계 3위 니켈 생산국으로 전 세계 생산량 7%를 공급한다고 추산했다.


지난 3월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서방 항공 업계가 여전히 러시아산 티타늄을 대량으로 구매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독점적인 티타늄 생산 회사인 VSMPO-아비스마가 지난해 최소 3억 4500만달러(약 4600억원)어치를 수출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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