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0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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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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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워키토키까지...이스라엘 집요함에 전 세계가 손 사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9.19 23:15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에 쓰인 워키토키 잔해.AP/연합뉴스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에 쓰인 워키토키 잔해.AP/연합뉴스

이스라엘 적대 세력인 레바논 헤즈볼라에서 삐삐 및 무전기(워키토키) 폭발 사건이 벌어지자, 자유주의 국가들 사이에서도 손 사레가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1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오늘 더 이상 공유할 것은 없다"며 해당 사건과 거리를 뒀다.


그는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어제나 오늘 사건에 관여되지 않았다"며 “지난 며칠간 발생한 사건에 어떤 수준으로라도 자세히 설명할 수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레바논 폭발 사건 배후로 지목된 이스라엘과 관련해서도 방어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커비 보좌관은 이스라엘로부터 레바논 추가 공격이 있을 것이란 사전 경고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이 벌어지리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스라엘이 해당 공격에서 국제법을 준수했느냐'에는 “처음부터 말한 대로 이스라엘은 자위권이 있다"면서도 “이를 어떻게 하느냐는 우리에게 중요하며 우리는 이스라엘과 적절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레바논에서 또 다른 전선이 생기는 것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 외교라는 것을 믿고 있다"며 이번 사건 이후에도 외교적 협상으로 전쟁 종식을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사건이 휴전 협상에 미칠 영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안타깝게도 일주일 전에 비해 휴전 협상에 더 가까워지지 않았다"고 평했다.


미국 정부 입장과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할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가중됐다고 전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공격 이전인 지난 16일 국방부 고위급 회의 때도 관련 우려를 밝혔는데, 공격 이후인 지금은 우려가 더 커졌다는 것이다.


유엔(UN) 역시 민간인도 쉽게 연관될 수 있는 이번 공격에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민간이 사용하는 물건이 무기가 되지 않도록 민간 물건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장 공격에 사용된 삐삐나 워키토키 출처 역시 국제사회 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우선 삐삐에는 대만 업체 골드아폴로 스티커가 붙어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만 외교부는 전날 대만 회사가 레바논에 무선 호출기를 직접 수출한 것이 아니라면서 대만에서 수출한 삐삐 폭발 문제(위험성)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만 국가안보 부처도 이번 사건과 대만을 악의적으로 연결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해외 '인지전'(cognitive warfare) 공격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사 결과 이들 해당 계정 기존 게시물이 모두 중국 정부 반서방, 반민주, 중국 선전 등과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골드아폴로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기반한 'BAC 컨설팅 KFT'가 상표 사용권을 받아 기기들을 제조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헝가리는 바로 이런 주장을 일축했다.


헝가리 정부는 BAC가 무역중개회사일 뿐 자국 내 제조시설이 없다며 “문제의 기기들이 헝가리에 있었던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워키토키의 경우 일본 통신기기 제조사 'ICOM'(아이콤)의 라벨이 붙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아이콤 측은 폭발한 무전기가 자사 제품이 아니라 가짜일 가능성이 있다고 거리를 뒀다.


그러면서 우선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아이콤 측은 “보도에 나온 기기를 보면 정품임을 나타내는 홀로그램이 부착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조품이 대량으로 나돌았던 적도 있어 가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이콤에 따르면, 사건에 사용된 워키토키는 과거 해외에서 모조품이 대량으로 나돌아 2013년 8월 이후 기기 본체에 정품임을 보여주는 홀로그램을 붙였다.


또 2014년에는 출하를 정지했다.


다만 아이콤 안전보증무역본부의 에노모토 요시키 본부장은 교도통신에 “가짜일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지만 아이콤 제품일 가능성도 있다"고 긍정했다.


이어 “정품이라면 IC-V82라는 기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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