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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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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현금 물 쓰듯” vs 고려아연 “영풍 -65% 주가부터”...공방 격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9.19 23:41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왼쪽)과 강성두 영풍 사장.연합뉴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왼쪽)과 강성두 영풍 사장.연합뉴스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사측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19일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고려아연이 비정상적 기업 의사결정구조(거버넌스)로 무분별한 투자를 단행해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우려되는 상황에 몰렸다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2019년 고려아연 금융권 차입 부채는 410억원으로 사실상 없었는데 올해 6월 말 현재 1조 4000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같은 시점 순현금 2조 5000억원과 이후 유상증자·자사주 처분으로 조달한 1조 3000억원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쉬운 말로 현금을 물 쓰듯 한 것"이라며 “예정된 투자 규모 등을 고려하면 올해 말에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순부채 포지션으로 바뀌게 된다"고 비판했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재무건전성 악화 배경 중 하나로 무분별한 투자를 지목했다.


최윤범 회장 주도로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았거나 본업과 무관한 투자가 지속되고 이에 제동을 걸 이사회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구체적인 예로 완전자본잠식 기업을 매출액 200배에 해당되는 금액으로 투자한 이그니오,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혐의로 대표가 기소된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여행상품 플랫폼 기업 타이드스퀘어 등을 꼽았다.


김 부회장은 특히 최 회장과 원아시아파트너스 간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그는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다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난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지모 대표가 최 회장과 중학교 동창이라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고 전했다.


아울러 2019년 최 회장 취임 이후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설립됐고, 주가조작에 활용된 원아시아의 하바나1호펀드는 고려아연이 99%를 출자했다고 했다.


그는 “고려아연 모든 임직원이 받아가는 한 해 인건비가 3800억원인데 (원아시아파트너스에) 5600억원을 투자하면서 이사회 승인을 단 한 번도 받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 개인 전결로 처리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부연했다.


김 부회장은 “2.2% 지분을 가진 분(최 회장)이 스스로를 오너라고 생각하고 여기 재산은 내가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공개매수 이후 이사회에 들어가 의혹들을 살펴보고 난 뒤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며 MBK파트너스가 당장 최 회장을 해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는 일각에서 자신들을 '중국계 자본'으로 '마타도어(흑색선전)'하고 있다며 관련 의혹도 적극 해명했다.


김 부회장은 “2005년 한국에서 자본시장 프라이빗에쿼티(PE) 산업을 일구기 위해 법을 만들었고 MBK파트너스가 1세대"라며 “한국 토종 사모펀드"라고 강조했다.


또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활용되는 바이아웃6호 펀드에서 중국계 자본 비중은 5% 안팎이라고 밝혔다.


그는 “PE산업에서는 위탁운용사(GP)의 국적은 중요하지만 돈을 대는 출자자(LP) 구성은 어느 GP나 동일하다"고 했다.


아울러 영풍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이라는 주장에는 “통상적으로 하는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후 매각) 일환"이라고 반박했다.


“최대주주 지위에서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공개매수를 하는 것이지 1대주주가 따로 있고 경영권이 누군가에 있는 회사에 적대적 인수합병을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고려아연 측은 해당 회견 내용을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 주장이 “약탈적 기업사냥꾼의 악의적 왜곡"이라며 “모든 수치를 왜곡했다"고 반발했다.


고려아연은 먼저 '고려아연이 무분별한 투자를 단행해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우려되는 상황에 몰렸다'는 주장에 “6월 말 연결기준 당사 현금은 2조 1277억억원, 총차입금은 1조 3288억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총차입금을 모두 상환해도 7989억원이며 이런 순현금 상태는 12월 말에도 유지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또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당사가 투자한 기업은 당기순손실이 아닌 당기순이익을 냈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투자사 우량기업의 당기순이익을 제외하는 등 교묘하게 비틀었는데, 투자 기업의 총 당기순이익은 조단위"라고 반박했다.


이어 원아시아파트너스에 투자한 펀드들 가치평가와 관련해 “감사인인 회계법인 감사를 받아 금융당국에 공시까지 한 것"이라며 “그러나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자의적인 밸류에이션으로 손실액을 과장하고 부풀렸다"고 일축했다.


고려아연은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2011년부터 2024년까지 당사의 주가를 '1개월 평균 주가'로 평가하며 경영 성과를 축소했다“고도 했다.


고려아연은 “최 회장이 당사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9년 3월 22일 당사의 주가는 28만 7000원"이라며 “영풍과 MBK파트너스 공개매수 방침이 언론에 나온 지난 9월 12일 당사 주가는 55만 6000원"이라고 비교했다.


고려아연은 “이 기간 (당사) 주가는 94% 상승했다"며 “같은 기간 당사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영풍 주가 상승률은 -65%다. 본인들 주주가치 제고에나 힘을 쓰라"고 꼬집었다.


고려아연은 경영 및 거버넌스 문제 등에도 “MBK는 고려아연의 미래와 비전에 구체적 계획 없이 오직 투자금 회수에만 목적인 사모펀드"라며 경영권 인수 시도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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