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의 파리발 인천행 항공기가 21시간 지연된 사태와 관련, 티웨이항공이 EU261에 따른 보상을 거부했다. 하지만 이는 유럽연합사법재판소(CJEU)의 판결 취지에 정면으로 위반된 것으로 나타났다 .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천안시갑)이 국회입법조사처로부터 제출받은 'EU261 보상 관련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CJEU는 정비 중 발견된 기술적 문제 또는 항공기 정비 실패로 인해 발생한 문제는 면책이 인정되는 사유로 간주하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28일 티웨이항공의 파리발 인천행 항공기의 지연 또한 Y 유압유 유출에 따른 기술적 결함이었던 만큼, CJEU가 인정하는 '특별한 상황' 에 해당하지 않으며 승객들에게 EU261 에 따른 보상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2004년 제정된 EU261 제5조 3항은 항공편 취소 또는 장기 지연이 발생했을 때 운영 항공사가 모든 합리적인 조치를 취했더라도 피할 수 없었던 특별한 상황에 의해 발생했음을 입증할 경우 , 보상 의무에서 면제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와 관련, EU261은 △정치적 불안정 △항공 운항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의 기후 위기 △보안상 위험 △예상치 못한 운항 안전상의 결함 △파업 등을 제시한다.
이와 관련, CJEU 는 항공기 정비와 관련된 기술적 문제나 정비 실패로 인한 문제는 '특별한 상황'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특히 특정 부품의 고장은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보일 수 있으나 이는 본질적으로 항공기 운영 시스템과 연결돼있으며, 항공사는 극한의 기상 조건에서도 항공기를 운영하며 어느 부품도 영구적이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기술적 문제로 간주 된다는 판례가 있다.
'특별한 상황에 따른 면책 사유'는 관련 당국에 의해 확인된 숨겨진 제조 결함, 태업(사보타주)이나 테러로 인한 항공기 손상만을 예시로 들고 있다. 이는 C-549/07 발레틴-헤르만(Wallentin-Hermann)이나 C-257/14 판 데어 란스(van der Lans), C-832/18 핀에어(Finnair) 등 다수의 판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
항공기 엔진 결함에 따른 항공편 취소의 보상 분쟁을 다룬 C-549/07 발레텐-헤르만 판결을 통해 CJEU는 “항공기 성능 유지 실패로 인해 야기된 기술적 문제는 항공 운송 사업자의 일상적 행위로서 고유한 업무 범위에 속한다"며 “기술적 문제가 평균적 발생 빈도를 벗어나는 범위에서 발생했더라도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고 밝힌 바 있다 .
문진석 의원은 “티웨이항공이 국제 판례에도 불구하고 얼토당토 않은 핑계를 대며 승객들의 피해를 외면하고 있다"며 “이는 항공사의 경영·윤리 의식과 관련된 문제로, 유럽 노선을 운영할 소양을 갖췄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티웨이항공은 즉각 파리발 인천행 항공기 승객들에게 EU261에 부합하는 보상을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며 “국토교통부도 유럽 노선 운항 항공사들이 국제 규범을 위반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