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가 사상~하단선 지하철 공사 구간의 안전점검을 통해 싱크홀 이상 징후를 포착했음에도 공사를 강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송기헌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부산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사상~하단선 공사 구간에서 부산시가 실시한 과학화 점검(GPR 탐사) 결과 24개소 이상의 싱크홀 이상 신호가 감지됐다.
반복되는 위험 경고에도 부산시는 추가 피해 우려가 없다는 평가를 내렸고, 이상 징후를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해 왔다고 송 의원측은 꼬집었다.
사상~하단선은 2010년 착공 이후 차량 기지창 이전 및 역 신설 등 다양한 사유로 공사가 수차례 지연됐고, 현재 사업 기간은 2026년까지 연장된 상태다.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총 11건의 싱크홀이 발생했으며, 올해에만 총 9차례 연속적으로 발생했다. 싱크홀의 규모 또한 점차 커지고 있으며, 올해 8월 21일과 9월 21일 발생한 싱크홀은 차량 파손 피해까지 보고됐다.
그러나 시는 최근 발생한 5건에 대해서는 아직 원인도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송 의원은 지적했다. 2024년 상반기 동안 부산 전역에서 발생한 25건의 싱크홀 중 절반 가까이 해당 공사 구간에 집중되면서, 부산시가 공사 계획 단계에서부터 사고 위험을 과소평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사상~하단간 도시철도 건설사업을 위해 2009년 부산시가 실시한 '기초타당성 조사'와 기재부의 2010년 '예비타당성조사'에는 해당 구간의 지반 침하 위험에 대한 예측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공사 구간인 사상구 새벽로 일원은 매립 전엔 하천이었던 곳으로, 강우 시 토사유출 등의 위험이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2016년 부산교통공사의 '사전재해영향성 검토서'에는 공사 구간에 연약 지반이 분포한다는 점이 명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는 차수 효과가 불량한 가시설 공법이 사용됐다. 지반 침하 예방 조치가 설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송 의원은 “싱크홀의 발생빈도와 규모가 커지는만큼 부산시의 심각한 안전불감증이 더욱 우려스럽다"며, “지반 취약성을 고려한 사전 보강 공사를 철저히 진행해 추가 피해 발생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