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디지털 고도화가 빨라지고 있다. 기존 보험 가입과 청구 위주의 서비스에서 벗어나 앱을 통한 각종 금융 서비스나 문화 콘텐츠 제공을 하기도 하고, AI를 통해 업무 처리 속도와 과정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면서 이전까지 업무처리 과정이 복잡하다고 여겨지던 보험사 이미지에서도 탈피하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이달 들어 운영 중인 통합 앱의 가입자 수가 200만명을 돌파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2022년 9월 통합 앱을 선보이면서 디지털 채널을 일원화하고 편의성을 확대했다. 통합 앱에서는 보험, 퇴직연금, 대출, 펀드, 신탁 등 금융 관련 서비스를 쉽게 조회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보험금 청구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놓친 보험금 조회,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자산 관리, 노후 설계 등을 제공한다.
특히 교보생명은 앱 가입자들에게 문학, 역사, 철학을 주제로 한 웹진 '하루잇문학' 등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홈트레이닝과 식습관 관리, 스트레칭, 숙면 등 생활밀접형 기능부터 예술 콘텐츠 감상, 질병 발생 확률 예측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앞서 교보생명은 보험가입부터 유지, 지급 등 모든 과정의 디지털화에 나선 바 있다. 지난 2022년 9월부터 보험 가입 절차를 디지털화한 '청약 전 답변 조회 서비스(K-PASS)'를 운영 중이다. 소비자가 질병 정보를 입력하면 자동 심사 후 즉시 심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같은 해 보험금 청구서류를 처리하는 광학문자인식(OCR) 시스템도 고도화하고 사고보험금 인공지능(AI) 심사 모델을 도입해 접수 업무 편리와 심사 정확성을 상승시켰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통합 앱 활성화와 관련해 “업계에서 마이데이터를 선제적으로 들여오면서 이를 활용한 서비스 확대와 도입이 용이했던 측면이 있다"며 “교보생명은 특히 과거부터 재단을 통한 문화 관련 사업과의 친밀도가 높았기 때문에 최근 앱을 키우는 업계 흐름상 시기적으로 문화, 예술과 관련한 콘텐츠 제공 다양성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업계 최초로 도입한 '1대 다(多)' 모바일 화상상담 서비스에 대해 특허청으로부터 BM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BM특허는 정보기술(IT)과 사업 아이디어를 결합해 혁신적인 경영이나 마케팅 기법을 개발했을 때 부여되는 특허다. 한화생명은 이를 통해 보험계약 업무 처리 시 거주지가 다른 계약 관계자들이 함께 고객센터를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했다.
신한라이프는 영업지원 플랫폼을 고도화했다. 생보업계 최초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스마티' 서비스도 탑재했다. 스마티는 고객 설문 결과를 기반으로 생애주기별 위험요인이나 관리방안을 고객과 설계사에게 제공한다. 이밖에도 상품 설명부터 전자 서명까지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보이는청약 서비스' 구축, AI 기반 보험금 신속 지급 서비스 'S-패스' 도입 등에도 나섰다.
이같은 흐름은 손해보험업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현대해상도 올 들어 디지털 혁신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대고객 서비스면에서 디지털 변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
보이는 텔레마케팅(TM) 도입을 통해 가입 시 중요 내용을 휴대전화 화면에서 동시에 확인하게 함으로써 소비자의 상품 가입 시간을 대폭 축소했다. 고객 콜 상담 업무도 AI 음성봇을 도입했고, 국내 최초 개인형 ARS 시스템인 'Hi 보상비서'를 통해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담당자에게 요청할 서류가 많아진 상황에서담당자의 부재 중에도 고객이 스스로 빠르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헬스케어 서비스 분야에서는 '하이헬스챌린지'를 통해 디지털 스타트업과 손을 잡고 맞춤 건강정보 제공 등에 나서고 있다.
KB손해보험은 AI 기술을 내부 업무와 영업에 적극 적용해 생산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촬영 과정 없이 텍스트와 문서를 기반으로 빠르게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AI 아나운서', 사진과 10초 내외의 짧은 음성으로 아바타를 제작하는 'AI 명함' 등 이색적인 신기술 경험을 확대했다. KB손보에 따르면 출시 후 약 4개월간 26개 부서에서 108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정도로 활용도가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