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취약계층이 사는 공공임대주택이 노후화해 정부가 시설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일선 예산 집행률은 1%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내년도 노후 공공임대주택 리모델링 및 서비스 개선 사업 계획안에서 예산을 올해 대비 18.9%(약 401억6900원) 감액한 1728억800만원으로 편성했다.
다만 영구임대 시설개선은 27억원 늘린 600억원, 국민임대 시설 개선은 28억400만원 늘린 49억400만원으로 증액 편성했다.
노후 공공임대주택 리모델링 사업 중 시설개선 사업은 오래된 영구임대와 국민임대 주택의 구조 설비나 부대 복리시설을 개·보수해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문제는 올해 기준 해당 사업 집행이 극히 저조하다는 점이다. 국토부는 올해 영구임대 시설개선에 332억원, 국민임대 시설 개선에 21억원을 교부했으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실제 집행액은 9월 기준 각각 11억원(1.9%), 3억원(14.3%)에 그쳤다.
아울러 2025년도 사업 계획안의 경우 영구임대 시설 개선에 대해 28만1000호 공급, 국민임대 시설 개선은 4만6700호 공급을 전제로 예산을 산출했는데, 지난 9월 기준 공급 실적은 영구임대 7730호, 국민임대 3000호로 각각 2.7%, 6.4% 달성에 그쳐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두 사업이 현재 살고 있는 입주자들을 순차적으로 대체주택으로 이주시킨 뒤 시설개선 공사를 해야 해 공사 가능 물량이 제한적이라면서도 연말이면 공급 실적이 더 높아질 것이란 입장이다.
한편, 영구임대주택에 주거복지사를 배치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주거복지사는 LH 자회사인 주택관리공단에서 하던 사업을 2023년부터 주택도시기금 재원을 활용해 확대했으나, 국토부가 가구수 고려 없이 단지 한 곳당 주거복지사 1명을 일률적으로 배치해 대단지에 배치된 주거복지사 1000가구 이상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실제 500가구 이상 1000가구 미만 단지 45곳에 주거복지사 45명, 1000가구 이상 대단지 66곳에 주거복지사 67명이 배치된 상태다. 더욱이 거동이 어려운 고령자나 장애인 등을 위해 주거복지사가 취약계층의 주택에 직접 방문하여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보조요원을 더해 2인1조로 방문할 수 있도록 사업을 개선해야 한다고 예산정책처는 지적했다.
박 의원은 “매년 노후 임대주택이 늘어나고 있는 데 비해 시설 개선 사업 속도가 너무 느려 주거취약계층의 제때 환경 개선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국토부와 LH는 사업 추진 방식을 개선해 주거취약계층의 삶의 질이 빠르게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