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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경 초대석] 조찬식 펀블 대표이사 “글로벌 STO 초기 단계…국내 성공사례로 해외 시장 선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1.04 06:00

“조각투자는 중소형 부동산 투자의 투명성 보장”

“초기 시장일수록 선점 효과가 중요...두바이 등 진출 계획”

조찬식 펀블 대표이사

▲조찬식 펀블 대표이사

“토큰증권(STO)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도 이제 막 초기 단계에 진입한 상황입니다. 이 같은 초기 시장에서는 플랫폼을 먼저 구축하고 자리를 잡은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펀블의 국내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해외에 빠르게 진출하면 현지 경쟁자들보다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STO 시장은 예상보다 더디게 성장하고 있지만 기반은 착실히 다져지고 있다. 지난해 STO 관련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후 올해 조각투자 업계에서는 미술품과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모가 이어졌다. 기존 사업에서 실적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금융기관들도 STO를 새로운 기회로 주목하고 있다. 이에 국내 조각투자 시장 초기부터 부동산 상품을 선보인 펀블의 조찬식 대표를 만나 현재 시장 상황과 펀블의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조 대표와의 일문일답.


“조각투자는 중소형 부동산 투자의 투명성 보장"

- 조각투자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특히 부동산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 원래 부동산 금융, 대체자산 펀드 운용 관련 커리어를 거쳐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2017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했는데, 당시 기초자산 없이도 사람들의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혁신 기술과 기존 금융 시스템을 융합하면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조각투자를 기획하게 됐다.




해외에서는 2018년 전부터 가능성을 연구했고 2019년 샌드박스 제도가 도입되며 사업을 본격 추진할 기회를 맞았다. 특히 증권형 토큰을 발행하고 유통하는 사업 모델을 도입하려 했는데, 자본시장법을 충족하지 않으면 안정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점이 큰 과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년 넘게 금융위원회와 협의했다. 그 결과 혁신금융사업자로 지정받아 현재 합법적이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 2017년 당시만 해도 신사업인 이상 전망이 상당히 불투명했을텐데, 그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는가


▲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한 건 2018년 초였다. 당시 자본시장법의 허들을 어떻게 넘을 수 있을지 꾸준히 연구했고, 해외에서는 이런 제도가 가능한지 타이밍을 기다리며 계속 검토했다. 그러다 2019년에 우리나라에서 샌드박스 제도가 시행되면서 드디어 기회가 왔다고 판단했고 그 해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그때 미술품·음악저작권 쪽 조각투자 사업들도 그때쯤 비슷하게 시작했던 것 같다.


펀블은 사업 초창기부터 조각투자에 대한 증권성을 긍정해 왔다. 이 상품이 어떻게든 금융상품의 범주에 들어가 자본시장법의 울타리 내에서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 부동산 토큰 증권 사업이 전통적인 부동산 펀드·리츠 등 투자 방식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어떤 장점이 있는지 알고 싶다


▲ 펀드나 리츠는 주로 대형 금융기관에서 다루는 상품이다. 큰 금융기관 특성상 최소 수십억원, 수천억대 이상의 큰 자산만 다루고 중소형 부동산은 수익성이 맞지 않아 다루지 않는다. 이로 인해 중소형 부동산 시장은 암암리에 거래되며 투명성이 부족한 혼탁한 시장으로 남아있었다. 반면 부동산 토큰증권은 블록체인을 통해 이러한 중소형 자산도 투명하게 거래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큰 차별점이 있다.


또한 펀드는 보통 5~7년 정도 설정 기간이 있으며 그 기간 동안 환매가 불가능해 자금이 묶이게 된다. 반면 토큰 증권은 거래소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어 환금성이 훨씬 높다. 리츠의 경우에도 상장 리츠는 상장 요건이 까다로워 큰 규모의 자산만 다룰 수 있고, 그마저도 주로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렵다.


특히 리츠는 여러 자산을 묶어 포트폴리오 방식으로 투자하는데 개인이 특정 건물만 선택할 수 없다. 반면 부동산 토큰 증권은 개별 건물마다 토큰을 발행해 투자자들이 원하는 비중만큼 조정할 수 있는 자유로운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 실제 조각투자를 통해 부동산에 대한 권리를 소유하고 수익을 얻게 될 경우 세금 문제는 어떻게 적용되는지.


▲ 최근 확정된 세법 개정안에 의하면 내년서부터 조각투자 상품의 특성 등을 고려해 현행 펀드과세와 동일하게 이익(환매, 매도, 해지, 해산)을 배당소득으로 과세한다. 즉 조각투자로 발생한 모든 수익에 대한 배당소득세 15.4%가 플랫폼에서 원천징수되며, 취등록세는 발생하지 않는다.


“초기 시장일수록 선점 효과가 중요...두바이 등 진출 계획"

- 최근 펀블이 두바이, 싱가포르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펀블의 전반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은?


▲ 펀블이 해외 진출을 처음 기획한 건 우리나라에서 분산원장 기반으 토큰증권 발행 및 유통 플랫폼을 통해 토큰증권의 발행, 유통(매매) 및 청산까지 STO의 모든 주기를 수행한 성공적인 운영 사례와 기술적 성과를 바탕으로 한 경험 때문이다. 블록체인의 장점 중 하나는 글로벌 확장성인데 이를 활용해 해외에서도 좋은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봤다. 이에 작년 말부터 두바이와 미국, 싱가포르 등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 접근하기 시작했다.


특히 두바이의 핀테크 서밋에 참여했을 때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었다. 현지 금융당국 담당자들도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라면 자국에서도 도입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해 줬다. 이를 계기로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을 첫 진출 목표로 설정했으며 현재 해당 지역의 여러 사업자와 금융당국과의 협력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 국내 시장이 아직 안정화됐다고 보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해외 진출을 선제적으로 시도한다는 거는 좀 앞서 나가는 걸로 보일 수도 있는데.


▲ 현재 펀블은 국내에서 다른 토큰증권 사업자들보다 빠르게 시스템 구축과 운영을 안정화한 상황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안정적 운영을 해오고 있으며 기술 고도화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해외에서는 이렇게 빠르게 기술력을 갖춘 사례가 많지 않다 보니 상대적으로 완성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선도적인 위치에 설 수 있다고 판단했다.


토큰증권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도 이제 막 초기 단계에 진입한 상황이다. 이 같은 초기 시장에서는 플랫폼을 먼저 구축하고 자리를 잡은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해외에 빠르게 진출하면 글로벌 확장성에서 현지 경쟁자들보다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 진출을 선제적으로 추진 중이다.


- 이번 두바이 'GITEX 두바이 2024'서 STO 플랫폼 '스플릿'을 선보이기도 했다.


▲ 펀블의 '스플릿'은 분산원장 기술(DLT)을 통해 부동산, 웹툰, 음원 등 다양한 실물자산을 원클릭으로 토큰화할 수 있는 SaaS 플랫폼이다. 이 솔루션은 글로벌 규제 준수와 유연한 토큰 발행을 지원하는 프레임워크를 제공해, 글로벌 자산 보유자들이 블록체인 기술이나 복잡한 규제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이 손쉽게 실물자산을 토큰화하고 유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더불어 투자자들은 '스플릿'을 통해 더욱 안전하고 투명하게 자산 거래와 관리에 참여할 수 있다.


- 연초 SGA솔루션즈와의 인수합병도 진행됐다. 당시 합병을 결정한 이유와 합병 후 변화점은 어떤가.


▲ SGA솔루션즈와 인수합병을 결정한 이유는 기술적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SGA솔루션즈는 시스템, 클라우드, 엔드포인트 등 여러 분야의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보안기술력이 높은 기업이다. 또한 2018년부터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 루트체인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외교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함께 공공기관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GA솔루션즈의 보안 및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펀블의 '스플릿'이 한층 고도화될 수 있었다. 특히 SGA솔루션즈의 지원으로 '스플릿 체인(Split Chain)' 메인넷의 고도화가 이루어졌고 스마트 컨트랙트를 도입해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의 인증과 보안 수준을 크게 강화했다.


또한 클라우드와 AI 같은 차세대 정보보안 기술이 적용돼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금융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이로 인해 펀블의 플랫폼이 더욱 견고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 규제 샌드박스 시행 후 1년이 지나가고 있음에도 STO 시장 출범이 늦어지고 있다. 현재 시장 형성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는지.


▲ STO 가이드라인이 나온 지 1년이 지났고 펀블의 규제 샌드박스 시행도 약 4년이 돼간다. 현 시점에서 STO 가이드라인과 전자증권법 발의 등 제도적 토대는 마련됐고 시장의 호응도 긍정적이다. 단 작년 국회에서 법안이 공매도법 등 다른 이슈에 밀려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된 바 있다.


최근 김재섭 의원에 의해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에 관련 내용이 포함되어 새로 발의됐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통과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시장 적용까지 약 1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아 본격적인 STO 시장 형성은 2026년 하반기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기존 샌드박스에서 충분히 안정성을 테스트해온 만큼, 투자자 한도나 광고 제한 등은 일반 금융시장과 동일한 수준으로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 대형 금융기관의 진입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초기 투자 대비 수익률이 맞도록 시장을 빠르게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자 보호도 필요하지만, 시장 활성화를 위한 융통성 발휘가 필요하다고 본다.


- 증권사 등 일부 대형 금융기관은 이미 1~2년 전부터 STO 인프라 확보를 마친 것으로 알고 있는데.


▲ 초기 인프라 준비는 어느 정도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 투자자 한도나 분산원장 조건 등 세부적인 기준은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법안이 통과되면 시행령이나 시행세칙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조건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단 큰 틀에서 준비를 마친 상태고 이후 세부 사항들은 법안 진행 상황에 맞춰 개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현재 펀블과 협업하는 금융기관은.


▲ 펀블은 여러 금융기관과 협업하고 있다. 특히 SK증권은 토큰증권 발행부터 유통, 매각, 청산까지 펀블과 함께 경험을 쌓아온 파트너다. 또한 NH증권이 주도하는 토큰증권 협의체에도 참여해 업계 상황과 법안 관련 의견을 공유하고 제안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NH은행, 키움증권, IBK증권 등 다수의 금융기관과 협력해 토큰증권 시장을 공동 발전시키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조찬식 펀블 대표이사 약력


△현) 펀블 대표 △아너스자산운용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 △맥쿼리투자신탁운용 △하나대투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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