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 중국이 최초로 한국인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며 최대 15일까지 비자 없이 현지 체류가 가능해지자 여행업계가 바빠지고 있다.
단거리 여행을 선호하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중국여행 수요가 최대 30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며 중국 송출객 모집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 3분기(7~9월) 여행수요 둔화로 고전하고 있던 터라 4분기(10~12월) 중국여행 증가에 따른 실적 만회의 기대감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4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일 한국과 슬로바키아, 노르웨이 등 9개국의 일반 여권 소지자가 △비즈니스 △여행·관광 △친지·친구 방문 등으로 입국할 때 별도 비자를 발급받지 않아도 되는 '일방적 무비자 정책'을 오는 2025년 12월 31일까지 시행한다. 이로 인해 오는 8일부터 중국 여행을 떠나는 우리 국민은 15일 이내로 중국을 방문할 때 별도 비자를 발급받을 필요가 없게 됐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여행업계 전반적으로 지난 3분기 실적이 둔화됐던 만큼 이번 중국 무비자 입국 허용 정책은 업계에 매우 큰 호재"라며 “4일 중국 여행 패키지 예약률이 일평균 대비 65% 증가하는 등 무비자 입국 허용이 중국 여행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7~8월 여름 성수기 대비 10월 징검다리 연휴 여행 수요가 더 높게 나타나는 등 3분기는 실적이 둔화됐으나, 4분기는 2분기에 이어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무비자 입국 건으로 중국 신규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4분기 실적에 기대가 더욱 실린 모습이다.
실제로 모두투어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패키지 송출객 수는 21만 8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으나 2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11.2% 감소했다. 하나투어도 3분기 송출객 수가 49만 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으나, 2분기 대비 증가율은 3%에 그치며 실적이 둔화됐다.
이에 하나투자증권은 모두투어의 3분기 예상 실적을 전년 동기 대비 6% 하락한 487억원, 영업이익은 14.3% 증가한 24억원으로 제시했다. 컨센서스(종합치) 대비 매출은 약 20%, 영업이익은 약 50% 낮은 수준이다.
현대차증권도 하나투어 3분기 실적 전망치를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3.1% 증가한 1433억원, 영업이익은 4.5% 감소한 126억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컨센서스와 비교해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23% 축소된 수준이다.
그런 만큼 여행업계는 중국 고객 수요를 잡아채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중으로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 상품 확대 △2030 젊은 고객 맞춤 상품 개발 △유럽, 동남아 등 중국 경유·연계 상품 운용 △출발 이전 막바지까지 모객 네 가지 전략으로 매출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전까지 중국은 장가계·백두산 등 자연환경을 선호하는 중장년층 위주로 수요가 회복, 코로나19 이전 인기를 누렸던 상하이 디즈니랜드 상품 등 대도시 패키지 예약률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무비자 입국 여행이 가능해지며 젊은 세대가 주말을 이용해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로 단거리 여행을 다녀올 수 있어 여행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각 여행사는 이에 맞춰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야경 패키지나 디즈니랜드 패키지 등 특색 있는 상품을 발빠르게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중국은 일본 대비 낮은 가격인 20만~30만원 대의 여행 패키지도 예약할 수 있는 '가성비' 여행지이나, 비자 발급 비용인 6만원이 심리적 장벽이 돼 수요가 확보되지 않았던 점도 해결된 점도 기대가 커진 이유 중 하나이다.
아울러 여행업계는 현재 그동안 경유 비자 문제로 판매하지 못했던 중국·유럽, 중국·동남아 등 경유 상품 및 연계 상품을 추가 운용할 계획이다.
이밖에 무비자 허용으로 비용이나 시간을 신경쓰지 않고 패키지 예약이 가능해졌다는 점도 모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기존에는 비자 발급에 약 일주일이 걸렸던 만큼 고객 입장에서도 일정을 넉넉하게 두고 예약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던 데다 여행업계에서도 막바지까지 모객이 불가하다는 문제가 해결돼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모든 여행사가 조금 있으면 연말 기획전을 진행하는데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 분위기를 타기 위해 중국 중심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여행수요가 100%에서 최대 300%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숙박이나 항공 등 세미 패키지나 자유여행 관련 상품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