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가 가스공사의 당진 LNG터미널 건설사업에 대해 향후 수요 감소로 자산 좌초화 될 수 있다며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글로벌 에너지 전망기관은 천연가스가 탄소중립 브릿지 연료이기 때문에 2050년까지도 수요가 견고할 것이라는 상반된 전망을 내놨다.
5일 기후솔루션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가스공사의 당진 LNG터미널 건설사업의 타당성을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서윤 기후솔루션 가스팀 연구원은 당진 LNG터미널 사업에 대해 “가스공사가 쌓여가는 미수금에도 불구하고 불확실한 당진 LNG터미널 사업에 자금을 계속 투입하는 것은 무책임한 의사결정"이라며 “지금이라도 정부의 탄소중립 계획과 가스 수요 하락 전망을 의사결정에 반영해 사업 타당성을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스공사의 당진 LNG터미널 건설사업은 충남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에 3단계(1단계 4기, 2단계 3기, 3단계 3기)에 걸쳐 LNG 저장탱크 총 120만톤(270만㎘)을 건설하는 것으로, 현재 1단계(108만㎘)가 공사 중이며, 2031년 완공 목표로 2~3단계 확장을 추진 중이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1, 2단계 사업비용 2조6300억원을 자체 조달한다. 가스공사는 터미널 용량 절반가량인 135만㎘를 민간에 임대해서 임대료를 받을 예정이다.
기후솔루션은 향후 가스 수요가 떨어지고, 가스공사의 임대기간이 10년밖에 안돼 터미널이 좌초자산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솔루션은 국제에너지기구(IEA) 전망을 인용해 글로벌 가스 수요가 2030년 대비 2050년에 최대 79%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2023년 발표된 제15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중 기준수요에 따르면 2023년 4509만톤 대비 2036년에 3766만톤으로 1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스공사가 김교흥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당진 LNG터미널의 민간 임대용량은 2026년 142.6만㎘에서 10년 만에 43만㎘로 감소하고, 2047년에는 모두 만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기후솔루션은 “당진 LNG터미널은 기후위기 대응 기조와 화석연료 사용에 관한 급변한 국내외 정책 환경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상태로 사업이 추진돼 좌초화가 불가피해지는 것"이라고 평가해다.
그러나 천연가스 수요는 향후에도 견고하고, 특히 아시아 수요는 증가할 것이란 전문기관의 상반된 전망도 있다.
김용우 우드맥킨지 한국시장담당 이사는 지난 10월 31일 제5차 LNG포럼 발표에서 우드맥킨지의 'LNG시장 전망'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글로벌 LNG 수요가 2024년 약 4억톤에서 2050년에는 7억톤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체 수요 가운데 약 80%가 아시아 비중으로, 아시아 수요는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2024년 약 2억6000만톤에서 2050년 4억6000만톤가량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이사는 “2026~2028년 LNG 공급 증가로 시장 균형을 유지할 수는 있으나, 2030년 이후는 수요 충족을 위해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투자결정(FID), 건설 및 생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드맥킨지 보고서는 국제유가가 브렌트유 기준으로 2024년 배럴당 80달러 중반대에서 2030년대 중반까지 80달러를 유지하다 2040년부터 하락해 2050년에는 66달러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헨리허브 천연가스 가격은 2024년 MMBtu당 2달러 초반대에서 계속 올라 2030년대 중반에는 4달러, 2050년에는 6달러 이상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내 가스 수요 및 수출 증가, 생산비용 증가가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꼽혔다.
김 이사는 한국 사업자들에게 필요한 것으로 △공급 급증에 따른 계약 조건 개선 필요 △다각화된 공급계약 포트폴리오 개발 필요 △신흥시장에서의 프로젝트 개발 및 파트너십 등 장기 성장을 위한 전략적 접근 필요를 주문했다.
이에 대해 에너지업계 한 전문가는 “비록 우리나라는 LNG 수요는 감소할 수 있지만 글로벌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특히 아시아가 그 수요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우리나라 석유산업처럼 가스산업도 트레이딩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면 당진 LNG터미널은 미래에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