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유럽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풀무원이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현지 소비자 입맛 사로잡기에 나선다.
국가별로 식물성 제품 등의 취식 방법이나 맛, 식감 선호도가 다른 만큼 글로벌 식문화를 고려한 시장 맞춤형 제품으로 다가간다는 전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풀무원은 유럽 법인을 세우면서 현지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구체적인 설립 시기는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법인 소재 후보군으로 영국·네덜란드 등을 검토하는 단계다.
법인 설립을 통한 시장 지배력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풀무원은 두부·식물성 대체육 등 식물성 지향 식품, 아시안 누들, K-간식 카테고리 제품을 현지화해 선보인다는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미국 법인을 거점으로 유럽 내 주요 국가에 제품 테스트도 진행해 왔다.
미국의 경우, 물을 짜내 경도를 높여 단단한 식감의 '엑스트라 펌 두부((Extra Firm Tofu)'를 앞세워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엑스트라 펌 두부는 물컹한 식감을 선호하지 않거나 샐러드 토핑, 소스를 곁들인 형태로 먹는 현지 식생활 문화를 반영한 제품이다. 지난해 미국법인 두부 매출 24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성과를 달성하는데 기여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식물성지향 식품이 주요사업으로 자리 잡은 미국법인의 이점을 유럽시장에서 적극 살릴 것"이라면서 “현재 미국법인의 두부·아시안누들 제품의 경우 영국 등 일부 유럽 국가에 진출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유럽 공략 시범대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식품 박람회 '시알 파리(SIAL PAIRS) 2024'에 참가해 시장조사를 벌였다. 풀무원이 유럽에서 열린 박람회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두부텐더·두유면·식물성 주먹밥·김밥·잡채·볶음우동 등 전략제품 50여종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혁신성과 창의성을 갖춘 제품을 선정하는 '시알 혁신상 셀렉션' 명단에 6개 제품을 올리면서 외국인 바이어 등 현지 관계자들의 관심을 이끌었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풀무원은 유럽에 앞서 그동안 미국·중국·일본·베트남 등 주요 진출국별로 현지 소비자 입맛을 고려한 맞춤형 제품 판매에 집중해 왔다. 특히, 일본에서는 주력 제품인 두부 바(Tofu Bar) 인기가 고공행진하면서 추가 생산능력 확대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중국에선 찜과 찌개, 샐러드 훠궈 등 다양한 요리에 두부를 넣어먹는 특성을 고려해 노두부·런두부·내지두부·훠궈두부 등을, 베트남의 경우 젊은층에서 인기를 끄는 치즈간식 카테고리 트렌드를 반영한 냉동제품 '모짜렐라치즈 호떡만두'를 적극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