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기록, 5만원선도 위협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확인돼야 주가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낙관적인 판단을 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400원(4.53%) 하락한 5만6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에도 장중 5만5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3일 연속 신저가를 기록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만 36.43%다. 이는 같은 반도체 종목인 SK하이닉스 주가가 대조된다. SK하이닉스는 올 들어 28.44% 상승했다.
삼성전자의 부진은 외국인 매도세도 거세진 탓이 크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9월 2일부터 33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우며 역대 최장기간 순매도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앞서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0월28일과 10월29일 각각 89억원, 91억원 순매수했지만, 10월30일부터 이날까지 11거래일째 순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1조6643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연초 54% 수준이었다. 8월 말 56%대까지 올랐다가, 연중 최저 수준인 52.10%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은 인공지능(AI)의 핵심인 HBM에서 뒤처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SK하이닉스가 글로벌 HBM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확보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HBM 밸류체인에서 소외되며 후발 주자로 평가 받는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메모리 업 사이클에서는 선행 투자를 통해 빠르게 늘어나는 수요를 먼저 흡수하는 삼성전자가 가장 유리했으나 AI와 관련한 특정 수요만 좋고, 그 외 IT 수요가 좋지 않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매출 기여도가 낮은 성숙 공정 캐파는 오히려 원가에 부담"이라면서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메모리 기술 경쟁력 회복인데, 현재 D램에서 1a부터 1c까지 경쟁사가 먼저 개발하는 것을 허용했고, 낸드에서도 V7부터 개발 속도가 역전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AI과 HBM 부문에서 기술격차를 좁혀가고 경쟁사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란 분석도 나왔다. 서실리아 찬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HBM 부문에서 SK하이닉스를 따라잡는 시기가 2025년은 아닐 것"이라면서 “삼성전자의 HBM3E가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HBM 부문에서 SK하이닉스의 주도권에 도전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주가 변동성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단 평가다. 삼성전자는 AI과 HBM 부문에서 기술격차를 좁혀가고 경쟁사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란 분석도 나왔다. 서실리아 찬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HBM 부문에서 SK하이닉스를 따라잡는 시기가 2025년은 아닐 것"이라면서 “삼성전자의 HBM3E가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HBM 부문에서 SK하이닉스의 주도권에 도전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내다봤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가가 경쟁사 대비 부진한 근본적인 이유는 품질 관련 이슈가 전 제품에 걸쳐 제기된 영향"이라며 “이 문제를 내년에 해결할 수 있는지가 주가 반등 및 수익성 개선, DS(반도체) 사업부의 경쟁력 회복에 절대적 기준이 될 것으로 판단되는데, 현시점에서는 그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다"고 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재차 위축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실제 트럼프는 조 바이든 정부가 시행 중인 반도체 지원법이 폐기, 미국의 반도체 관세 도입 등을 언급하고 있다. 이 경우 국내 반도체사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이후 국내 증시에 대한 부담이 여전하다"며 “수급 부진이 이어질 수 있어 반도체 위주의 대형주 및 지수 약세가 연장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