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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억원 유증’ 알체라, 내년 상폐 위기 극복 가능한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1.19 15:20

상장 후 4년 연속 적자 결과는 ‘완전 자본잠식’
‘계속기업 불확실성’ 한정의견으로 상폐 위기 놓여
유증 성공해도 재무위기 계속…재무개선 계획必

알체라 CI

▲알체라 CI

코스닥 상장사 알체라가 15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시도한다. 이미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데다 외부감사인으로부터 2회 연속 '계속기업 불확실성 한정의견'을 받아, 상폐 위기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풀이된다. 단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필요해 보인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알체라는 총액 15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것으로 전액 인건비나 클라우드서버 비용, 사업장 임대료 등 경비로 지출될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새로 발행되는 주식은 1500만주로 현 발행주식(약 2200만주)의 70%에 달하는 대규모다. 상당한 주가 희석이 예상되는 만큼 소액주주의 반발이 심할 것으로 보이나 알체라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결정으로 보인다. 그만큼 재무 상황이 심각해서다.


알체라는 상장해였던 2020년 매출액 46억원, 영업손실 51억원을 기록한 후 2021년(매출 100억원·영업손실 111억원), 2022년(111억원, 169억원), 2023년(116억원, 185억원)까지 실적 부진이 계속됐다. 올 3분기에도 누적 매출 88억원, 영업손실 112억원으로 사실상 4년 연속 연간 적자가 예약됐다.


그 결과 알체라는 올 3분기 기준 자본총계 -15억원으로 현재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회사의 단기 유동성을 파악하는 유동비율은 67.76%로 위험 수준이다. 흔히 유동비율은 100% 이상일 때 안정권에 있는 것으로 인식된다. 1년 내 갚아야 할 돈인 단기차입금은 작년 말 3324만원에서 현재 100배가 넘는 37억원까지 급증했다. 이미 사업으로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기차입금으로 갚아야 할 이자비용까지 부담을 졌다.




이미 소액 주주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이다. AI 영상인식 전문기업 알체라는 지난 2020년 상장 때만 해도 2021년 흑자전환 후 2023년 매출 587억원, 영업익 173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알체라의 예상과는 다르게 시장 위축으로 알체라의 얼굴 인식, 증강현실(AR), 이상 상황 감지 등 솔루션 수주가 늦어졌던 것이 현 상태의 원인이 됐다.


이에 2020년 상장 당시 3만원대에 거래되던 주가는 2021년 장중 최고가 4만4703만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약세를 거듭해 현재 2000원 내외를 오가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내년 초 유증이 마무리된 후에는 동전주로 전락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끝없는 주가 약세 때문에 외부 투자자에 대한 유상증자·전환사채(CB) 발행도 여의치 않다.


알체라가 대규모 유증에 나서는 이유는 또 있다. 알체라의 외부감사인 삼화회계법인은 2023년말, 2024년 반기말 이미 '계속기업 불확실성에 의한 한정의견'을 낸 상태다. 이대로 내년 초 공시될 사업보고서에도 한정의견을 부여받게 될 경우 알체라는 상장적격성실질심사 절차에 진입해 주식 장내거래가 장기간 정지, 상장폐지로 직결될 수 있다.


알체라는 작년 9월경에도 57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계획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이 자금조달 목적에는 채무상환을 위한 193억원이 포함돼 있었는데 사실상 회사가 빌린 자금을 신주발행을 통해 주주들의 자금으로 갚겠다는 의미여서 주가에 재차 부담이 가해질 우려가 컸다. 이후 금융감독원에서 수 차례 보완을 요구하며 통과시키지 않아 올 2월 철회,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되기까지 했다.


알체라 측은 이번 유상증자 만큼은 성공시키기 위해 주주들에 '읍소'하고 있다. 150억원 주주배정 유상증자 외에도 30억원·20억원 규모 유상증자 2건이 함께 진행되는데 이 모두 최대주주 황영규 대표이사의 출자로 이뤄진다. 알체라가 과거 진행했던 제2차 CB의 경우 알체라와 투자자 간 손실보전 합의를 맺고 황 대표의 개인 지분에 질권이 설정됐었는데, 이를 보전하기 위한 것이다. 알체라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이를 책임경영의 일환임을 강조하고 있다.


일련의 유상증자가 모두 시행될 경우 알체라에는 총액 200억원의 자금이 수혈되는 셈인데, 사업 적자가 계속되는 이상 근본적인 재무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예상 자본총계도 5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에서 부분 자본잠식으로 돌아서는 수준이어서 주주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사업 및 재무개선 계획을 공표할 필요가 있다.


이와관련, 에너지경제신문은 알체라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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